'인사만 드리겠다' 사전조율
연예병사 논란 후 '전역 1호' 뜨거운 관심
팬들과 언론의 뜨거운 관심 속에 전역한 가수 비가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1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소감만 남겨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일부에서는 취재진과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너무한 게 아니냐는 반응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같이 '짧은' 인사는 이미 예고됐던 것. 최근 연예병사 근무 실태를 두고 말이 많은 상황에서 조용히 전역신고만 하려던 비는 팬들과 취재진을 위해 짧은 소감만 말하기로 급히 결정한 상태였다. 전역하는 날 어수선한 상태에서 자세한 말을 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비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앞서 언론을 통해 인사만 드리겠다고 충분히 알렸고, 현장에서도 취재진과 조율이 됐던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일부 리포터는 인터뷰를 강행하려하다 매니저와 실랑이를 벌이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이 장면 역시 사진기자들을 통해 고스란히 보도됐다.
사실 전역 당일 어떻게 해야 할지는 비 측이 고민해왔던 부분. 웃기도, 울기도 애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통 스타들은 전역하는 날 후임병사들의 축하를 받으며, 취재진에게 웃으며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는 게 전역 공식처럼 통해왔다. 그러나 비는 현재 연예병사 근무 실태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역 1호'를 끊게 돼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네기가 어려워진 상황.
그렇다고 연예병사 문제에 대한 국방부 조사가 진행 중인데 본인이 앞서서 연예병사 문제를 거론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더욱이 연예병사 관리 부실의 문제를 홀로 다 짊어지고 어떤 액션을 취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래서 비가 어떤 표정으로 팬들과 언론 앞에 설 것인지 관심이 모아져왔었다.
비는 결국 굳은 표정으로 1분 남짓의 인사를 건넸다. 그는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늘 감사드린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모습 꼭 보여드리겠다"고 거수경례를 했다.
비는 이날 오후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어머니 산소를 찾아 인사를 올릴 예정이며, 향후 당분간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공식 일정 역시 아무것도 확정하지 않고, 신중하게 움직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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