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팀에 방해만 된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이다."
'스타가 없다'던 이광종호는 주위의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조직력과 끈기를 앞세워 8강 진출의 쾌거를 올린 이광종호가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21명의 어린 태극전사들은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밝은 미소를 지었다.
30년만의 4강 진출이라는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볼 수 있었던 대회였다. 스타가 없다는 우려 속에서도 21명의 선수들은 제 몫을 다해 싸웠다. 모두가 이광종호의 스타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굳이 '스타'를 꼽자면 류승우(20, 중앙대)의 이름이 제일 먼저 나올 만하다.

류승우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1, 2차전인 쿠바전과 포르투갈전에서 연속골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16강 진출에 가장 큰 공을 세웠다. 대담한 플레이와 해결사 본능으로 이광종호의 스타로 떠오르며 활약을 기대케했지만, 나이지리아전에서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제외됐다. 명실상부한 스타탄생을 앞두고 부상암초에 부딪힌 류승우의 아쉬움은 그 누구보다 클 터였다.
하지만 귀국 기자회견에서 마이크 앞에 선 류승우는 부상으로 인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뼈저린 안타까움만을 털어놓았다. "골도 넣고 느낌이 좋았는데 부상으로 끝나게 돼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문을 연 류승우는 "동료들이 잘 뛰어줘서 고맙다. 경기 뛰느라 다들 힘든데도 나를 챙겨주고 신경써줬다. 감독님께서도 내게 기대와 믿음을 주셨는데 부상 때문에 팀에 방해만 된 것 같다"며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너무 일찍 끝난 감도 없지 않지만, 분명 이번 대회에서 류승우의 활약은 빛났다. 하지만 류승우는 결코 만족하지 않았다. "학교나 국내에선 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역시 세계 무대에서는 한없이 부족하더라"고 고개를 내저은 류승우는 "특히 유럽 선수들은 힘이나 기술에서 월등했다. 개인기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며 발전과 향상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제2의 박지성'으로 떠오르며 스타탄생을 예감케 한 류승우. 비록 부상으로 인해 활짝 날아오르진 못했지만 더 많은 기회가 남아있는 그에게 한국 축구의 또다른 비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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