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자들' 떠받친 설경구·진경이라는 든든한 기둥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7.10 10: 19

한국영화 ‘감시자들’(조의석 김병서 감독)이 개봉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질주 중이다. 관객만 많이 끌어 모은 게 아니라 영화에 대한 호평이 줄을 잇고 있어 이 같은 기록이 무안하지 않다.
영화는 경찰 내 특수조직인 감시반이 신출귀몰한 범죄조직의 뒤를 쫓는 과정을 그린 가운데, 반전 없이 스트레이트로 뻗어나가는 전개에도 시종일관 긴장감을 조성하는 탁월한 연출력이 빛난다.
배우들의 호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감시자들’에는 설경구와 진경이 든든하게 기초를 떠받치고 있기에 영화의 중심축인 주인공 한효주와 이에 맞서는 정우성의 대결이 돋보일 수 있었다.  

설경구와 진경은 영화에서 각각 황 반장과 이 실장 캐릭터를 연기한다. 이들은 신참 하윤주(한효주)를 비롯해 다람쥐(이준호) 등 감시반원들의 동선을 체크하고 지시를 내리는데 자칫 감시반원의 생명이 위급해질 수도 있기에 두 사람에게 요구되는 판단력이 막중하다. 황 반장과 이 실장은 이에 인간적 고뇌에 휩싸이면서도 임무 완수가 제1의 목적인 조직의 수장다운 카리스마를 번뜩이며 믿고 맡길 만한 리더의 모습을 보인다. 
마음만 앞선 신참의 욱하는 행동에 불 같이 화를 내다가도 조직을 뛰쳐나갈까 염려하고 가슴 조려하는 황반장 캐릭터는 설경구와 만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구현된다. 감시반에 오랫동안 몸담으며 조직원을 잃어보기도 하고, 또 의협심에 커다란 사건에 휘말리기도 했던 그의 과거는 설경구의 머리에 내려앉은 새치와 만나 베테랑의 풍모를 풍긴다.
'공공의 적'을 통해 투박한 형사 이미지가 강하게 내려앉은 설경구는 이번 영화를 통해 절제를 기반으로 한 인물 연기로 오랫동안 안고 있던 강철중의 안개를 거둬버린다.
설경구가 필드에서 뛰는 베테랑 반장이라면 진경은 감시본부의 실장으로 파악된 정보를 종합해 감시반의 행동을 최종 조율한다. 중간 관리자로 위에서 누르는 압박에 감시반의 실적을 맞춰야 하는 이중고를 안았지만, 오랜 경험에서 묻어나는 이 실장의 노련함은 진경의 명쾌한 음성과 외모에서부터 풍기는 똑 부러진 이미지와 만나 탄력 넘치게 구현된다.
두 베테랑이 든든한 기둥이 되어 감시반을 떠받치기에 한효주가 연기하는 신참 감시반원의 성장은 더욱 도드라진다. 감시반에서 일하기에 탁월한 조건을 갖췄지만 아직 설익은 윤주의 자의식은 황반장의 고함과 이실장의 명쾌한 지시에 의해 조련되고, 이는 한효주가 가지고 있는 차분한 이미지와 만나 어느새 한 뼘 성장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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