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스위스 축구 대표팀 미첼 모르가넬라(24)는 올림픽이 폐막한 뒤 올림픽 대표팀에서 퇴출됐다.
그는 한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1-2로 패한 뒤 트위터에 한국민을 폄훼하는 글을 올렸다. 당시 모르가넬라는 박주영(아스날)과 작은 신체접촉에도 불구하고 넘어지면서 헐리우드 액션으로 넘어졌다. 박주영은 경고를 받았고 한국 네티즌들은 모르가넬라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찾아가 테러를 가했다. 모르가넬라는 참지 못하고 인종 차별적인 글을 올렸다. 결국 사과는 했지만 모르가넬라는 퇴출됐다.
대한축구협회가 SNS 물의를 일으킨 기성용(24, 스완지 시티)에 대해 징계를 하지 않고 엄중 경고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협회는 10일 오전 본회 부회장단과 분과위원회 위원장들이 참석한 임원 회의에서 최근 발생한 기성용 문제를 논의했다. 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SNS를 통해 개인적인 견해를 밝혀 물의를 일으킨 기성용 선수의 건과 관련하여 국가대표선수의 관리와 관련된 본회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겸허히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협회는 이어 "물의를 일으킨 기성용은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혀 왔으며, 국가대표팀에 대한 공헌과 그 업적을 고려하여, 협회 차원에서 엄중 경고 조치하되, 징계위원회 회부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가대표팀에 공헌한 기성용의 업적을 바탕으로 이번만큼은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다. 또 2014 브라질 월드컵서 기성용이 없다면 대표팀 전력이 손해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여진다.
협회 운영 규정 13조 '선수의 의무'는 "대표 선수로 품위를 유지하고 선수 상호 간의 인화단결을 도모할 것"이라고 정의한다. 협회 징계규정 12조는 대표팀과 축구인의 명예를 실추시킨 선수에 대해 최소 1년 출전 정지부터 최대 제명까지의 징계를 명시하고 있다.
주어를 생략했지만 사과문에서 기성용은 이미 감독에 대해 조롱했다고 발표했다.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한수 아래로 낮춰보는 행위였지만 축구협회는 용인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축구를 잘하기 때문이다. '국가대표팀에 대한 공헌과 그 업적을 고려'라는 부분은 축구만 잘하면 된다는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인성교육은 일단 축구협회는 포기한 셈이다. 성적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비난과 연민의 여론이 공존하는 가운데 여론은 어차피 쉽게 잊혀진다고 판단했다.
자신의 SNS에 모욕적인 언사를 남긴 사람들에게 욕했다는 이유로 스위스 축구는 선수를 퇴출했다. 실력의 유무에 상관없이 말이다. 물론 기성용을 퇴출시키라는 말이 아니다. 첫번째 파문 후 사과문을 내놓고 다시 SNS를 통해 뜻 모를 시를 전하기도 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쉽게 되지 않는다. 따라서 축구협회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기성용을 비롯해 이번 일에 관계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결국 축구협회 수준이 그 나라의 수준을 증명하게 됐다. 성적이 가장 중요한 사회의 대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