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SNS 물의를 일으킨 기성용(24, 스완지 시티)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취하면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협회는 10일 오전 본회 부회장단과 분과위원회 위원장들이 참석한 임원 회의에서 최근 발생한 기성용 문제를 논의했다. 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SNS를 통해 개인적인 견해를 밝혀 물의를 일으킨 기성용 선수의 건과 관련하여 국가대표선수의 관리와 관련된 본회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겸허히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협회는 이어 "물의를 일으킨 기성용은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혀 왔으며, 국가대표팀에 대한 공헌과 그 업적을 고려하여, 협회 차원에서 엄중 경고 조치하되, 징계위원회 회부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향후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표선수로서의 책임과 소임을 다하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대표팀 운영규정을 보완하는 등의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0일 OSEN과 전화 통화에서 "기성용 사과의 진정성 여부는 본인이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했기 때문에 협회는 그 부분에 대해 받아들이는 입장"이라며 "최강희 전 축구 대표팀 감독님도 직간접적으로 사과를 받아 주는 형식의 발언을 했다. 우리는 그 문제보다는 협회의 선수 관리 미흡과 책임을 지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을 표시한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논의가 많이 진행이 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일 기성용의 비밀 SNS 계정이 공개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 감독을 향한 그의 조롱 섞인 말들이 세상에 나왔고, 기성용은 5일 그의 에이전시를 통해 사과문을 전격 발표했다. 하지만 기성용은 9일 문제가 됐던 비밀 SNS에 새 글과 사진을 다시 게재하면서 꺼져가던 논란의 불씨를 재점화했다. 이에 여론은 사과문 발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었고, 징계 여부에 촉각이 곤두 섰다.
그러나 협회는 결국 징계 대신 엄중 경고 조치라는 주먹구구식의 징계를 취했다. 향후 다른 선수에게 같은 일이 발생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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