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내쉬(39)가 드와이트 하워드(28)의 이적에 실망감을 내비쳤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미국프로농구(NBA) 최고센터 하워드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 로키츠와 4년간 8800만 달러(약 1005억 원)에 계약을 맺기로 합의했다. 전소속팀 LA 레이커스 등 무려 5팀이 그를 잡기 위해 각축을 벌였다.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와 스티브 내쉬가 직접 설득에 나섰지만 하워드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내쉬는 10일 ESPN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하워드는 LA에서 불편했고 남길 원하지 않았다. LA에서 팬들의 충분한 성원을 받지 못해 남의 집처럼 느꼈던 모양”이라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어 내쉬는 “휴스턴이 픽앤롤 공격을 하고 슈터들이 외곽슛만 제 때 터트려준다면 하워드는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하워드가 잘 되길 바란다”고 전망했다.

지금 내쉬는 남 걱정할 때가 아니다. 지난해 오프시즌 내쉬는 1996년 데뷔한 친정팀 피닉스 선즈를 떠나 LA 레이커스에 합류했다. 레이커스는 자신의 우승을 번번이 가로막았던 지구라이벌이다. '피닉스의 태양'이었던 내쉬는 오로지 우승을 위해서 갖은 수모를 마다하고 팀을 옮겼다.
코비-파우 가솔-하워드-내쉬의 4총사는 적어도 서부결승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경기력은 실망 자체였다. 코비가 지나친 볼소유욕을 보이면서 내쉬는 단순한 공운반자, 외곽슈터 역할에 그쳤다. 2회 연속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현역최고의 패서라는 평가가 무색했다. 내쉬는 시즌평균 12.7점, 6.7어시스트로 99년 이후 가장 부진했다.
이제 레이커스는 리빌딩에 들어간다. 내쉬는 파이널 무대도 밟지 못하고 은퇴하는 역대최초의 정규시즌 MVP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쉬는 “나와 가솔, 코비의 건강이 관건이다. 건강하다면 다시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다”며 여전히 우승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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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쉬 / NBA 미디어 센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