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그레인키가 완벽하게 상대 타선을 제압하고 이튿날 타자들이 상대를 마음껏 두들겼다. LA 다저스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완벽하게 설욕했다.
다저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간)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6-1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적 후 첫 등판에서 호투를 펼친 리키 놀라스코가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고, 야수들은 상대 실책 3개를 놓치지않고 상대 마운드를 두들겼다.
다저스와 애리조나는 구원(舊怨)이 있다. 지난달 12일, 이안 케네디의 사구로 양 팀은 대형 벤치클리어링을 치렀다. 그냥 흉내만 내다 만 벤치클리어링이 아니라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까지 대거 그라운드에서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 야구에서 벤치클리어링은 일상다반사지만, 그 정도로 크게 싸우고 나면 사이가 좋을 수가 없다. 같은 지구에서 순위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다저스는 당시 3연전에서 1승 2패로 패하면서 시리즈에서도 졌다.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진 경기는 잡았지만 시리즈에서 밀리면서 다저스의 자존심은 무너졌다. 그리고 그로부터 한 달, 이번에는 체이스필드에서 두 팀은 만났다.
1차전에서 다저스는 첫 번째 복수에 성공한다. 당시 케네디에게 사구를 맞아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진 발단이 됐던 그레인키는 애리조나 타선을 7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묶어 시즌 7승을 수확했다. 여기에 그레인키는 타석에서도 3개의 안타를 날려 실력으로 복수에 성공했다.
그리고 2차전, 애리조나는 선발로 케네디를 내세웠다. 당시 벤치클리어링 후 10경기 출장정지를 당했던 케네디는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많은 걸 안다. 실력으로 보여줄 뿐"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신적으로 무장을 하고 나온 케네디였지만 다저스 야수들은 그를 마음껏 두들겼다. 케네디는 이날 5⅔이닝동안 9피안타 3볼넷을 내주면서 6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졌다.
다저스는 이번 애리조나와의 시리즈에서 실력으로 지난달 당했던 굴욕을 되갚았다. 벤치클리어링의 당사자였던 그레인키와 야시엘 푸이그 모두 활약을 펼치며 애리조나에 위닝시리즈를 거두는 데 힘을 보탰다. 이제 3연전 마지막 선발은 류현진, 그가 11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스윕에 성공한다면 다저스는 진짜 복수의 완성을 할 수 있다.
<사진> 피닉스=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