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이랑 (양)희종이만 있었어도...”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이 진천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할 때 유재학 감독이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다.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취약한 포지션은 포워드다. 윤호영과 문태영, 최부경이 책임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부족하다. 문태영이 이승준과의 경쟁에서 밀린다면 숫자는 더 줄어든다. 오세근(26, 인삼공사)과 양희종(29, 인삼공사) 생각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10일 안양체육관에서 한창 재활에 열중하고 있는 두 선수를 만났다. 둘 모두 수술을 받은 후 회복훈련을 하는 단계다. 아직 팀 훈련에 참여하지는 못하고 있다. 김태술이 대표팀에 차출되고 박찬희와 이정현이 상무에 입대한 인삼공사는 선수가 부족하다. 또 이상범 감독이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다. 선수들은 개인운동을 통해 몸을 만들고 있었다.

양희종과 오세근에게 유재학 감독의 말을 전했더니 “저희 없어도 대표팀 잘하던데요?”란 대답이 돌아왔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그만큼 자신들이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는 자부심이다. 그래도 이번 대표팀이 우승을 했으면 좋겠단다.
2006년부터 대표팀에 붙박이로 선발됐던 양희종은 “어떻게 하다 보니까 2006년부터 대표팀에 계속 선발됐어요. 대표팀에서 얻고 배우는 것이 많아요. (김)주성이 형만 봐도 몸 관리를 철저히 해서 10년 넘게 대표팀에서 뛰잖아요”라며 대표팀에 애착을 보였다.
양희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중국에 패한 아쉬움을 간직하고 있다. 당시 상무소속 상병이었던 그는 “막판에 2~3점차일 때 '이기면 전역'이라는 생각이 번쩍 들더라고요. 벤치를 봤더니 이병 함지훈이 간절하게 기도를 하고 있었어요”라고 배꼽을 잡고 웃었다. 옆에서 듣던 오세근은 “그 때 정말 심판들이 너무하더라고요. 외국해설진들이 말도 안 되는 경기라고 했어요”라며 아쉬움을 보였다.
두 선수는 내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에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오세근은 “대표팀에 뽑힌다면 죽기 살기로 뛰어야죠”라며 이를 악물었다. 이에 양희종은 “너 군대 면제받으려면 열심히 해야지”라며 예비군다운 여유를 보였다. 양희종은 “저는 다시 대표팀에 뽑히도록 일단 다음시즌 열심히 해야죠”라며 각오를 되새겼다.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