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오세근, ‘멸치’라는 놀림에 발끈한 이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7.10 17: 43

프로농구 빅맨들은 이제 다들 긴장해야겠다. 오세근(26, 인삼공사)이 돌아온다!
요즘 오세근은 재활운동에 한창이다. 아직 공을 잡고 훈련할 단계는 아니지만 발목수술의 여파에서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조만간 코트를 지배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10일 안양체육관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오세근은 “시즌을 뛰기 직전과 비교하면 몸은 65~70% 정도다. 11월에 수술하고 이제 일본은 안가도 된다. 재수술도 안 해도 된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몸상태를 전했다.

2011-2012시즌 혜성같이 등장해 신인왕과 우승, 챔프전 MVP를 싹쓸이한 오세근은 2년차 시즌을 통으로 쉬었다. 코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는 “농구하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코트에 안 서본 것은 처음이다. 얼른 코트에서 뛰고 싶다. 우승하는 꿈까지 꾼다”며 코트를 그리워했다.
몸짱으로 자부했던 오세근을 자극한 한마디가 있었다. 수술 후 회복기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못하다 보니 근육량이 줄었던 것. 오세근은 “사람들이 주변에서 ‘갑바 다 어디로 갔어? 멸치 다 됐네’라고 말해서 상처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덕분에 요즘 오세근은 웨이트트레이닝에 열중하고 있다. 곁에서 지켜본 그의 몸은 무시무시할 정도의 인간무기였다. 기자가 두 손으로 잡아도 다 쥐지 못할 정도로 팔뚝이 두꺼웠다. 양희종은 “세근이랑 저랑 같이 사진 찍지 마세요. 제가 너무 왜소해보여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우리가 알던 무시무시한 몸짱 오세근이 돌아왔다.
양희종은 “2010년 대표팀 때 LA전지훈련을 갔어요. 그 때 흑인들이 세근이와 붙어보고 ‘도저히 못하겠다’면서 자기들끼리 수비를 바꾸더라고요. 끝나고 우리에게 ‘혹시 오세근이 주사를 맞냐?’고 물어봤어요”라고 폭로했다. 천하의 ‘흑형’들도 인정한 오세근의 파워다.
오세근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부상과 사투를 벌이는 동료들을 지켜만 봐야 했다. 당장이라도 코트에 서고 싶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오세근은 “그 때 마음은 있었지만 뛸 수 없는 몸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제 오세근 모든 설움을 코트에서 폭발시키겠다는 각오다. ‘누구든 한 번 걸리기만 해라’는 열정이 대단하다. 외국선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오세근은 “다음시즌 당연히 우승이다. 포지션별로 갖춰져서 우리가 밀릴게 없다. 외국선수만 찰스 로드를 뽑으면 로드 벤슨하고 해볼 만할텐데...”라며 자신감이 넘쳤다. 
함지훈, 김주성 등 내로라하는 빅맨들도 이제 긴장 좀 해야할 것 같다. 오세근은 “(서)장훈이 형처럼 선수를 오래 하고 싶다. 15년 뒤에는 아마 코치를 하고 있지 않을까? 그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며 오로지 농구만 생각했다. 다음시즌 펼쳐질 프로농구판이 벌써부터 흥미진진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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