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34, 전북)이 결승골을 터뜨린 전북이 울산과의 '현대家 더비'를 승리로 이끌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 현대는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16강전 울산 현대와의 경기서 후반 38분 터진 이동국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며 '현대家 더비'의 승자가 됐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현대가의 자존심 맞대결에서 승리함과 동시에 울산을 상대로 최근 9경기 연속 무패(6승 3무)를 이어가게 됐다.
당초 관심을 모았던 대표팀의 '신구 공격수' 이동국과 김신욱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21일 동안 7경기라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전북이 체력 안배 차원에서 이동국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전북은 케빈을 원톱으로 세우고 박희도와 이승기를 좌우에 배치했다. 전광환 대신 스토퍼 문진용이 사이드에 기용하는 등 포백라인에도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울산은 최전방 원톱에 김신욱을 배치하고 처진 공격수로 까이끼를 내보내는 등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시키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까이끼는 왼쪽 아킬레스건 염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가 이날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하피냐와 김승용이 좌우에서 지원사격에 나섰고 풀백 이용도 날카로운 크로스로 공격에 적극 가담했다.
전반전은 케빈과 김신욱의 머리를 적극 활용한 두 팀의 탐색전이었다. 전반 25분 헤딩이 크로스바를 맞추고 튕겨나온 것을 시작으로 케빈은 올라오는 크로스마다 족족 머리에 맞추며 울산의 골문을 위협했다. 이에 맞선 울산은 이용이 정확한 크로스로 전북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하지만 꽉 닫힌 두 팀의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하피냐의 돌파에 이은 슈팅이 최은성의 품에 안기며 두 팀은 0-0으로 후반전에 돌입했다.
팽팽한 0-0 균형에 먼저 변화를 준 쪽은 전북이었다. 전북은 후반 4분 레오나르도를 빼고 이동국을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이동국이 들어오자마자 페널티킥 박스 정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은 전북은 케빈이 직접 슈팅으로 연결해봤으나 수비벽에 맞고 무산된데다 후반 10분 이동국의 오른발 슈팅도 김승규의 손끝에 걸려 크로스바를 벗어나는 등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울산도 후반 10분 김승용 대신 한상운을, 후반 25분 최보경 대신 박용지를 연달아 투입하며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밤에도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더위 속에 두 팀의 균형은 좀처럼 깨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후반 27분 하피냐의 로빙슛이 골포스트를 살짝 빗겨나간데 이어 후반 30분 정혁의 슈팅도 오프사이드에 그치면서 경기는 0-0 접전을 이어갔다.
균형이 깨진 것은 경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후반 38분이었다. 모두가 연장전을 강하게 예감하고 있을 때,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이승기가 살짝 밀어준 공을 받은 이동국이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울산 골대의 왼쪽 모서리에 꽂아넣었다. 끈질기게 이어진 무득점 균형을 깬 이날 경기의 결승골이자 전북의 8강 진출을 결정짓는 쐐기골이었다.
■ 10일 전적
▲ 울산문수축구경기장
울산 현대 0 (0-0 0-1) 1 전북 현대
△ 득점 = 후 38 이동국(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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