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선수들이 나와 경쟁력을 높였다. 선수들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강호 인천 유나이티드가 연장 혈투 끝에 챌린지(2부리그) 올스타 상주 상무를 물리치고 사상 첫 FA컵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인천은 10일 오후 7시 반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16강전서 후반 4분 터진 찌아고의 선제골과 연장 후반 3분에 터진 남준재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후반 28분 하태균이 1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상주를 2-1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승부차기할 5명을 그리고 있었는데 이겨서 상당히 기분 좋다. 버릴 수 있는 경기는 1경기도 없다. 이런 경기를 지면 2배는 힘들어진다"면서 승리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은 지난 6일 전남 원정길을 다녀온 터라 이날 베스트 선발 라인업을 가동하지 못했다. 부상으로 빠진 이천수를 비롯해 '캡틴' 김남일, '슈퍼루키' 이석현, 남준재 한교원 구본상 이윤표 안재준 박태민 등이 벤치에서 대기했다. 1.5군에 미치지 못하는 스쿼드였다.
반면 상주는 주축 선수들을 대거 출격시켰다. 이근호 이승현 이상호 이호 김형일 이재성 최철순 등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을 선발 출격시켰다.
김봉길 감독은 1-1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후반 30분을 기점으로 칼을 빼들었다. 이석현 디오고 남준재 한교원을 차례로 투입했고 승부수는 적중했다. 남준재 한교원은 상주의 좌우측면을 허물며 찬스를 만들어냈다. 남준재는 천금 결승골을 터트리며 리그에서 침묵하던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앞서 이들을 대체했던 문상윤 손대호 찌아고 이효균 등도 맹활약을 펼치며 김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김 감독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백업 선수들이 나와 경쟁력을 높였다. 선수들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찌아고는 공격에서 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줄기차게 뛰는 모습을 봤다. 11명 모두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인천은 오는 13일 대구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K리그 클래식 홈경기를 치른다. 이날 연장 혈투를 벌인 터라 체력 소모라는 분명한 과제를 안았지만 백업 멤버들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부진에 빠져 있던 남준재 찌아고 등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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