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길매직' 인천, FA컵 8강에 완벽 부활한 남준재까지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7.11 06: 59

'봉길매직' 인천 유나이티드의 기세가 FA컵에서도 좀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인천은 지난 10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16강전서 후반 4분 터진 찌아고의 선제골과 연장 후반 3분에 터진 남준재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후반 28분 하태균이 1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상주를 2-1로 제압하고 8강에 안착했다.
지난 시즌부터 빛을 발했던 봉길매직이 올 시즌 리그에 이어 FA컵에서도 다시 한 번 툭하고 튀어나왔다. 시작부터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인천은 지난 6일 전남 원정길서 진을 뺀 터라 이날 본의 아니게 1.5군에 못 미치는 선발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캡틴' 김남일을 비롯해 '슈퍼루키' 이석현, 남준재 한교원 구본상 이윤표 안재준 박태민 등이 모두 벤치에서 대기했다. 설상가상 이천수는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반면 상주는 초호화 라인업을 그대로 가동했다. 이근호 이승현 이상호 이호 김형일 이재성 최철순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선발 출격시켰다. 지난 7일 부천과 리그 경기서는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을 앞세워 인천을 제물로 8강 티켓을 따내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하지만 김봉길 인천 감독의 '봉길매직'에 상주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이날 김 감독은 빠른 주력을 자랑하는 찌아고를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시켰다. 신의 한 수였다. 상주 수비수 2명이 협력 수비를 펼쳤지만 찌아고의 스피드를 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선제골도 후반 4분 찌아고의 발에서 터져나왔다.
후반 들어 김 감독의 용병술이 정점을 찍었다. 후반 28분 하태균에게 만회골을 내주고 공세에 몰리자 종료 8분을 남기고 설기현 대신 남준재를 투입했다. 연장 시작과 동시에 찌아고를 빼고 한교원을 넣으며 숨겨둔 비기를 모두 꺼내들었다.
전략은 적중했다. 남준재와 한교원은 상주의 좌우 측면을 자유자재로 요리했다. 상주의 뒷마당은 이들의 발재간에 정신없이 휘둘렸다. 결국 연장 후반 3분 남준재의 발이 번뜩였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자로 잰 듯한 왼발 슈팅으로 상주의 골문 구석을 갈랐다. 인천은 웃었고, 상주는 주저앉았다. 봉길매직이 또 한 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FA컵 8강도 기분 좋은 소식이었지만 남준재의 완벽한 부활이 더없이 반가운 인천이다. 남준재는 지난 시즌 22경기에 출전해 8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인천 최다골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올 시즌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천수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리그 13경기 1골에 그치며 슬럼프에 빠졌다. 절치부심했다. 지난달 26일 성남전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작렬하며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인천을 구해내는 천금 결승골을 넣으며 FA컵 8강으로 이끌었다. 리그에서 보여주지 못하던 자신의 진가를 오롯이 발휘했다.
인천으로서는 꿩도 먹고 알도 먹는 기분 좋은 FA컵 8강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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