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전쟁' 통역도 마운드 두 번 못 오른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7.11 07: 02

프로야구 규칙 중에는 '감독이나 코치는 동일 이닝, 동일 타자 때 2번 연속해서 마운드에 올라서는 안된다'는 규정(8.06)이 있다.
메이저리그에는 공식화된 규정이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경기의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한 이닝 당 감독이나 코치의 마운드행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두 번째로 마운드에 오르면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 다만 그라운드 안에 있는 포수는 한 이닝에 3번 투수와 상의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최근 외국인 투수 기용이 많아지면서 포수와 투수 사이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가 있다. 사인이 엇갈리거나 전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 간단한 영어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포수가 통역원을 불러 셋이 이야기하는 경우가 이따금 생기곤 한다.

지금까지는 이럴 때 통역이 나가더라도 투수와 포수가 이야기하는 것으로만 간주해 포수의 마운드 방문으로 횟수를 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보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통역이 팀의 전술이나 상대에 대한 정보를 벤치에서 듣고 나와 전달한다는 항의가 현장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0일 통역이 마운드에 나가는 것도 코치진의 방문으로 간주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는 통역이 그라운드에 방문할 경우도 함께 카운트해, 벤치의 잦은 경기 개입을 막고 경기도 빨리 진행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 바뀐 규정의 의의다.
최근 상위권 순위 다툼이 치열해지고 데이터 야구가 보편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이 현장의 일이 됐다. 이번 바뀐 규정으로 투수와 포수 간의 현장 호흡이 더욱 중요해졌고, 한편으론 포수들의 영어 회화 공부 필요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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