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넥센 히어로즈 우완 김영민(26)이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찾았다.
김영민은 "제 기사에 '에이스'라는 호칭을 넣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김영민은 "아직 몇 승 거두지도 못했는데 에이스는 아닌 것 같다. 더 잘하게 되면 그렇게 불러달라"며 부탁을 한 뒤에야 경기 준비를 위해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올 시즌 김영민은 선발로 13경기에 나와 토종 선발 중 가장 많은 7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3.96으로 순항하고 있다. 팀이 8연패에 빠졌을 때도 2번의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희망을 안겼던 선발이었다.

그러나 올해 승수는 아직 3승(3패)에 불과하다. 넥센은 올해 그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8승5패를 거뒀다. 그가 등판하면 유독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아니면 김영민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어도 마운드를 길게 지켜준 끝에 막판 승기를 잡은 경기가 많았다.
그 3승 중 2승은 LG전이다. 김영민은 올해 뿐 아니라 유독 LG전에 강하다. 통산 13승 중 6승이 LG전이다. LG전 통산 성적은 6승1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총 성적(13승19패 평균자책점 4.87)보다 월등히 좋다. 'LG 킬러'라는 수식어도 자연히 따라왔다.
그는 그 애칭을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한 팀만 잡는 투수는 소용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김영민은 "8개 구단 킬러가 다 된 다음에 에이스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11일 목동 롯데전 선발로 예고된 김영민이 그의 바람 대로 LG전을 넘어 전 구단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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