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10번 우승해도 잃은 것 되찾을 수 없겠지만..."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7.11 07: 16

"K리그 클래식에서 설령 10번 우승한다 하더라도 잃은 것을 되찾을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의 말에서는 씁쓸함이 배어났다. 연이은 경기 일정과 무더위 속에서 이중고를 겪으면서도 승리를 거머쥐고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잃은 것에 대한 너무 많은 회한이 묻어나는 한 마디였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가 2013 하나은행 FA컵 16강전 울산 현대와의 '현대家 더비'에서 이동국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현대가의 자존심 맞대결에서 승리함과 동시에 울산을 상대로 최근 9경기 연속 무패(6승 3무)를 이어가게 됐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날 경기를 앞둔 씁쓸한 소감을 전했다. 최 감독은 "K리그 10번을 우승해도 한 번 버린 이미지를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문을 연 후 "그래도 돌아오고 싶었던 무대가 바로 K리그다. 대표팀 일년 반으로 얻은 것도 많지만 잃은 것도 많고, 대부분은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라며 K리그에서 자신이 이룬 성과들이 대표팀의 결과로 인해 삭혀질 미래에 대해 내다봤다.
그의 말이 맞다. 그가 K리그 클래식에서 10연속 챔피언에 오른다해도 최강희는 결국 2012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이름의 멍에에 걸린 채 머무를 것이다. 최 감독은 바로 이를 두고 자신의 되돌릴 수 없는 과거라고 칭했다. "어떻게 해도 되돌릴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기성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국 축구에 있어 큰 일을 할 선수다. 단 한 번도 그를 미워해본 일이 없다"는 최 감독의 말은 진실했다. 최 감독은 내심 더 이상 기성용과 자신이 얽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더 이상 기성용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그의 말에는 협회와 홍명보 감독, 그리고 기성용 그 자신을 위하는 그의 마음이 전해지기 충분했다.
costball@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