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조용하지만 뜨겁다. 상위권 판도를 흔들기 시작했다.
두산은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6-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포함 최근 13경기에서 10승2패1무. 여전히 팀 순위는 6위이지만 5위 KIA와는 승차가 없고, 1위 삼성과도 불과 4.5경기차밖에 나지 않는다. 언제든지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차이. 상위권 순위 싸움의 변수로 떠올랐다.
두산은 지난달 20일 잠실 롯데전에서 2연패를 당할 때만 하더라도 1위 삼성에 8.5경기 차 뒤진 6위였다. 5위 롯데와도 3.5경기차를 보이며 순위 싸움에서 뒤쳐지는 듯했다. 그대로 무너질 수 있는 위기였지만 6월21~23일 한화와 홈 3연전을 싹쓸이하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한화전을 기점으로 두산은 최근 13경기에서 10승2패1무로 매우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무너질 듯했지만 무너지지 않고 살아났다. 상위권 순위 싸움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하지만 뜨거운 기세를 자랑하고 있다. 100% 전력은 아니지만 힘이 모아졌다.
두산의 상승세는 '발야구'의 부활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두산은 최근 13경기에서 무려 25개 도루를 성공시켰다. 경기당 평균 2개에 육박한다. 도루 실패도 7개 뿐으로 성공률도 75.8%로 높은 편이다. 두산 특유의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이 살아나며 팀 전체가 활기를 띄고 있다.
여기에 마운드의 안정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13경기에서 두산의 평균자책점은 4.15인데 시즌 평균자책점(4.47)보다 훨씬 낮다. 특히 선발진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3.73에 불과하다. 더스틴 니퍼트, 노경은이 이 기간 동안 나란히 3승씩 총 6승을 합작, 확실한 원투펀치로 자리잡았다.
두산은 현재 손시헌·허경민·김동주·윤석민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 등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지만 언제든 그들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 자원들로 공백을 메우고 있다. 김재호·이원석·최주환 등이 투타에서 주전 못지 않은 경기력을 자랑하고 있다. 쉽게 무너질 수 없는 선수 구성이다.
침체를 겼었던 두산의 조용한 약진은 선두 판도를 위협할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즌 초중반 침체를 딛고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두산이 서서히 태풍의 눈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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