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그래 이제 네가 토크쇼의 자존심이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7.11 08: 10

토크쇼의 쇠락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요즘이다. 이는 관찰 예능의 인기와 함께 하는 현상인데, 요즘 토크쇼의 자존심은 그래도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가 살리고 있다.
1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일 방송된 '라스'는 전국기준 8.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일 방송분(9.3%) 보다 1.1%포인트 하락한 수치지만, 여전히 동시간대 1위를 지킨 성적이다.
10%를 넘지 않지만 주중 예능프로그램치고는 좋은 성적이다. 현재 지상파 대표 토크쇼 예능 프로그램은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와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 '힐링캠프'가 있다. 

'무릎팍도사'는 지난 박지성 아버지 방성종 씨 편이 5.3%를 기록했고 서인영, 임수향, 안문숙 등이 출연한 지난 9일 방송된 '화신'은 5.9%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힐링캠프'는 평균 6~7%대 시청률을 기록해오고 있다. KBS 2TV '해피투게더'는 토크보다는 '야간 매점'이 더 인기를 끄는 것처럼, 토크쇼라기 보다는 토크를 곁들인 복합 예능이다.
토크 예능 '라디오스타'가 이들과 차별되는 점은 게스트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례로 '힐링캠프'는 게스트에 따라 시청률 변동이 큰 편인데 배우 한혜진 편은 9.7%, 스타셰프 임지호 편은 7.1%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실제로 높은 게스트 의존도가 토크쇼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게스트 섭외력이 가장 큰 관건인 것이다.
반면 '라스'는 비교적 이에 자유로운 모습이다. MC군단의 역할이 그 만큼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고품격 라디오 방송'이라는 반어적인 타이틀을 내건 이 독설 방송의 명확한 성격이 요즘 트렌드와 잘 부합되는 것도 있지만, MC들이 보통은 게스트들보다 더 많은 재미를 준다. 그렇기에 게스트 조합에서 다양한 시험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하나는 토크쇼가 의지하고 발굴하길 원하는 스타의 '강하고 세고 독한 이야기'가 사실 '라스'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힐링캠프'가 낳은 가수 장윤정 가족사의 파장, 한혜진의 축구선수 기성용과의 러브스토리, '무릎팍도사'가 밝힌 배우 성동일의 가슴아픈 가정사 같은 이야기는 '라디오스타'에서 크게 부각될 만한 것이 아니다. '라스' MC들은 사건사고가 많았던 스타들을 '노다지'라고 부르는데, 사실 그런 것들도 살짝 살짝 건들기는 하지만 다른 토크쇼처럼 깊게 파고들어 시청자들에게 뭔가를 전하고자 하지는 않는다.
'라스'에게 예능은 그저 예능이다. 스타의 허물을 갖고 장난치고 농담한다. 때로는 직설적인 조언이 곁들어지지 않지만 보통 이 마저도 독설 개그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요즘 토크쇼는 더 세고 더 강한 이야기를 게스트들에게 끌어내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미 SBS '강심장'이 그것의 정점을 찍었는데, 이미 최고의 자극을 경험한 시청자들은 이제 왠만한 이야기에는 움직이지 않는다. '라스'는 그런 면에서 게스트의 이야기가 세다기 보다는 MC들의 멘트가 강하다. 게스트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런 차별점이 있기에 온갖 존폐의 위기에서도 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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