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데뷔전' 정현, "100점 만점에 90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7.11 11: 52

10일 삼성-SK전이 열리기 전 대구구장. 1군 데뷔전서 선발 출장의 기회를 얻게 된 정현(내야수)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주전 유격수 김상수의 왼손목 부상 속에 1군 승격의 기회를 얻은 그는 9번 유격수로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류중일 감독은 "바로 내보낸다. 적응 기간은 없다. 강하게 키울 것"이라며 "본인에게 뜻깊은 날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현의 1군 데뷔전은 성공적이었다. 2회 첫 타석에서 SK 선발 윤희상에게서 중전 안타를 때렸다. 데뷔 첫 안타. 이후 4회 유격수 앞 땅볼, 6회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기대 이상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수비에서도 병살타를 처리하는 등 될성부른 떡잎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붓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10일 경기가 끝난 뒤 정현과 만났다. 그에게 1군 데뷔전 소감을 묻자 "어젯밤 1군 승격 통보를 받은 뒤 긴장됐는데 막상 야구장에 오니까 떨리지 않고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대답했다.
'아기사자' 정현의 데뷔 첫 1군 승격에 코칭스태프 및 동료들도 기살리기에 나섰다. "2군에서 하던대로 편하게 해라", "너는 원래 잘 했니까 평소대로 하면 된다" 등 정현이 어깨를 활짝 펼 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박석민은 "첫 타석부터 잘 치든 못 치든 힘껏 휘둘러라"고 조언했단다.
결과는 대성공. 정현은 "경기가 끝난 뒤 석민이형에게 '형 덕분에 안타칠 수 있었습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고 웃었다.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은 정현에게 최고의 활력소.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 정말 그 분위기가 즐거웠다. 나는 긴장하지 않았는데 코치님들과 형들은 '너 잔뜩 긴장하더라'고 놀렸다".
'1군 데뷔전을 100점 만점에 몇 점 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90점"이라고 대답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는 "공격과 수비 모두 충분히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망설였던 것 같다"고 조금의 아쉬움을 내비쳤다.
진갑용과 이승엽은 정현의 데뷔 첫 안타와 아웃 카운트를 잡은 공을 챙겨줬다. "갑용 선배님께서 장난치신 게 첫 안타 공을 짝퉁 하나 만들어 주셨다. 그리고 경기 후 진품을 다시 주시더라".
삼성은 4-4로 맞선 연장 10회 박석민의 끝내기 홈런으로 5-4로 승리했다. 1군 데뷔전서 짜릿한 승리를 만끽했으니 그야말로 기쁨 두 배. 정현은 "이기니까 분위기가 더 좋았다. (채)태인 선배님이나 석민이형이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뭔가 하나 칠 것 같았는데 맞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고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정현은 "2군에 다시 내려갈때 내려가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그동안 여러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장태수 감독님을 비롯한 2군 코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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