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구위가 기대에 못 미쳤고 결국 독 오른 애리조나 타선을 이겨내지 못했다. 한 경기 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만약 4일 휴식이 문제라면 이는 후반기에도 류현진을 괴롭힐 수 있다.
류현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6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은 지난 5월 18일 애틀랜타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다. 8경기째 이어왔던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기록도 중단됐다.
전반적으로 구위가 좋지 않았다. 1회부터 몸이 다소 무거워보였다. 과감한 직구 승부를 하지 못하고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자주 던졌다. 직구 구속도 떨어졌다. 최고는 93마일(150㎞)까지 나왔으나 대부분 90마일(144.8㎞) 전후에서 형성됐다. 경기 중반이나 위기 때 구속이 올라가는 모습도 기대해 봤으나 결국 직구 구속은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이는 노림수를 가지고 나온 애리조나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류현진은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전에 등판한 이후 4일을 쉬고 이날 경기에 나섰다. 4일 휴식이 첫 경험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5일 휴식보다는 하루를 덜 쉬었다는 점이 걸린다. 구속 자체가 떨어졌다는 점에서 이날 부진 원인 중 하나로 추측해 볼 수는 있다.
올 시즌 4일 휴식 이후 경기와 5일 휴식 이후 경기의 성적 차이가 다소 있었다는 점도 생각할 수 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4일을 쉬고 나온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피안타율도 2할5푼1리로 다소 높았다. 그러나 5일을 쉬고 나온 5경기에서는 4승에 평균자책점 2.16, 피안타율 1할8푼6리의 환상적인 성적을 냈다.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완봉승도 5일 휴식 후 나왔다.
류현진은 휴식 시간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익숙함 측면에서 5일 휴식이 편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경기 일정이 한국에 비해 빡빡한 메이저리그에서 매번 익숙한 5일 휴식을 가질 수는 없다. 후반기로 갈수록 체력적 압박이 심해질 것이 확실하기에 류현진의 대처에 따라 성적은 요동칠 수 있다. 다행히 올스타 브레이크를 포함해 약 열흘 정도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류현진이다. 생각해 볼 시간은 충분하다.
<사진> 피닉스=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