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도 넘지 못한 '亞 선수 20경기' 벽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11 13: 52

결국 류현진(26,LA 다저스)이 전반기 마지막경기에서 올 시즌 가장 좋지 않은 경기내용을 보였다.
류현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5이닝동안 6피안타 3탈삼진 2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92마일(약 148km)에 그쳤고, 연속 원정경기에 나선 탓인지 공의 구위도 지난 경기들에 비해 떨어졌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이 고전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체력적인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정해진 휴식일이 따로 없는 메이저리그는 한 달에 보통 이틀에서 사흘 정도만 경기가 없다. 때문에 류현진의 등판 간격도 거의 4일마다 꾸준히 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드넓은 미국의 시차와 이동거리까지 고려하면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내는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은 더욱 커진다. 때문에 미국 야구계에서는 '일본에서 온 선발투수는 전반기 20경기가 고비'라는 말까지 한다.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 간 선수들도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전반기가 끝나가는 시점인 7월 쯤이면 한 번은 고비가 찾아 온다는 이야기다.
기록을 살펴봐도 그렇다. 작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다르빗슈 유(텍사스)는 중간에 한 번 조기강판이 있었지만 17번째 등판에서 6⅓이닝 7실점으로 최다실점을 기록해 무너졌다. 때문에 올 시즌을 앞두고는 체력 보강에 힘을 쏟았다. 또한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선발로 뛰는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도 줄곧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다가 바로 전날 경기였던 시즌 19번째 등판에서 3이닝 6실점으로 시즌 첫 조기강판을 당했다.
이는 류현진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한국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류현진이기에 같은 조건으로 비교할 대상은 없었지만, 앞서 일본 선수들과 비슷한 체력적 부담을 안고 뛰었을 것이다. 뛰어난 체력으로 이제까지 마운드에서 굳건하게 버텨 온 류현진이지만 한 번쯤은 주춤할 시기가 찾아올 수밖엘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류현진이 전반기에 보여준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다. 18번의 등판에서 단 한 번도 조기강판을 당하지 않았고, 7승 4패 116⅔이닝 평균자책점 3.09는 류현진을 영입했을 때 받았던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이다. 이날 경기로 전반기를 마감한 류현진은 달콤한 올스타 브레이크 휴식을 가지게 된다. 후반기에 '괴물 투수' 다운 모습을 다시 보여주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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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피닉스=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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