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애리조나 1~5번 우타 지뢰밭에 당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11 14: 25

11일(이하 한국시간)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LA 다저스의 경기. 애리조나는 좌완 류현진을 맞아 우타자 일색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투수를 제외한 8명의 타자 가운데 좌타자는 제라르도 파라 한 명 뿐이었다.
올 시즌 류현진은 우타자 피안타율(.220)이 좌타자 피안타율(.300)보다 오히려 낮다. 출루율도 우타자(.279)보다 좌타자(.364)가 더 높다. 피홈런은 우타자(5개)를 상대로 허용한 것이 좌타자(4개)보다 많지만 피장타율은 우타자(.305) 상대보다 좌타자(.473)가 오히려 더 높다. 특히 피OPS를 보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우타자를 상대했을 때 류현진의 피OPS는 0.584에 그쳤지만 좌타자를 상대로는 0.836으로 약했다.
때문에 애리조나의 이러한 선택은 의문점을 낳았다. 데이터 상으로 류현진은 올 시즌 좌타자를 더 어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타자들을 전진배치한 애리조나 벤치의 결정은 류현진을 무너뜨렸다.

특히 이날 류현진은 애리조나의 1~5번 타자에 완벽하게 당했다. 하위타선 4명에게는 출루를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지만, 상위타선의 15번 타석에서는 7피안타 2볼넷 1희생플라이를 기록했다. 아웃카운트를 잡은 건 5번, 그것도 4번으로 출전한 코디 로스에게만 3번 아웃을 빼앗았을 뿐이다.
모두 우타자로 이뤄진 애리조나의 1번부터 5번타자는 류현진을 완벽하게 공략했다. 톱 타자 A.J. 폴락은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류현진을 흔들었고, 2번 애런 힐은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2득점 2타점으로 류현진의 새로운 천적으로 떠올랐다. 내셔널리그 타점 선두 폴 골드슈미트는 1회 2타수 1안타 1볼넷, 특히 류현진을 무너뜨린 5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고 5번 마틴 프라도는 2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을 올렸다.
이날 류현진이 우타자에 고전을 한 이유는 체인지업이 마음대로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결정구인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이날따라 방향을 잃고 표류했다. 결국 우타자를 상대해야 할 류현진에게 남은 무기는 패스트볼, 그러나 이날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평소보다 1~2마일 정도 구속이 덜 나왔다.
류현진의 전반기는 7승 3패 116⅔이닝 평균자책점 3.09로 마감하게 됐다. 이제까지 류현진은 벽에 부딪히면 꾸준히 변신과 진화를 거듭해왔다. 꿀맛같은 휴식을 취할 류현진이 후반기에는 우타자를 상대로 어떤 해답을 들고 나올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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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피닉스=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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