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뉴스야? 사건사고 뉴스야?
요즘 농구팬들은 스포츠소식을 보러 왔다가 강력사건사고 뉴스를 전해듣고 가슴을 졸이는 경우가 많다. 농구계에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은퇴한 농구영웅들이 비참한 뒷모습을 보여줘 팬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음전운전 단속을 피하고 달아난 혐의로 전직 농구선수 현주엽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현주엽은 전날 오후 9시쯤 서울 강남 인근에서 음주운전을하다 경찰차를 발견하자 불법유턴을 하며 도주했다. 현주엽은 차를 버리고 도주했지만 시민 2명에 의해 붙잡혔다. 당시 현주엽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53%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이후 현주엽은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저질러서는 안될 범죄였다. 음주운전은 살인미수로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은퇴 후 동창생에게 사기를 당해 법정공방을 벌였던 현주엽은 최근 농구해설위원으로 복귀를 타진하던 참이었다.

은퇴스타들의 불미스런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프로농구스타 방성윤은 지난달 지인의 동업자를 상습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소돼 소환조사를 받았다. 방성윤은 지인 이씨와 함께 이씨의 동업자 김모씨를 지난해 4월부터 약 4개월간 상습 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고소당했다.
인륜에 반한 중범죄자까지 나왔다. '허재 이후 최고재능'으로 꼽히던 정상헌은 지난 3일 아내의 쌍둥이 언니 최모씨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일가족을 살해한 프로야구 이호성에 비견될 만큼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지난 3월 강동희 전감독의 승부조작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농구계에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가뜩이나 예전의 인기를 잃은 농구계는 이번 사건으로 팬들의 마음이 완전히 떠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후배들도 착잡하긴 마찬가지다. 방성윤의 연세대 후배 양희종은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우리 후배들도 말과 행동을 정말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오세근은 "(현)주엽이 형을 보면서 농구공을 잡았는데..."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청소년대표시절 방성윤, 정상헌과 함께 중국을 물리쳤던 동갑내기 김일두는 "요즘 안 좋은 소식때문에 전화기에 불이 날 지경"이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전자랜드 이현호는 담배 피는 청소년을 훈계하며 양천경찰서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국보센터 서장훈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을 내던지면서 농구인기를 되살리려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몇몇 은퇴선수들의 사건사고로 농구계 위상은 다시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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