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이미지가 좀 그렇잖아요...”
포털사이트에서 양희종(29, 인삼공사)의 이름을 검색하면 ‘더티 플레이어’, ‘한국의 브루스 보웬’이라는 별명들이 뜬다. 양희종의 거친 플레이를 비꼬는 말들이다. 2007년 프로농구에 데뷔해 ‘꽃미남’, ‘성실맨’, ‘국가대표 수비수’ 등의 긍정적 이미지를 가졌던 양희종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시발점은 인삼공사와 동부의 2011-201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었다. 양희종과 윤호영의 입심대결이 화제가 됐다. 결과적으로 양희종은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미지는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10일 숙소에서 만난 양희종은 “(윤)호영이와 대학선발도 같이 나갔고 서로 안부를 묻는 사이예요. 챔프전에서 신경전을 하면서 서로 약간 어색해졌죠. 제가 했던 말들이 방송을 타면서 (나쁜) 이미지가 굳어졌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괜히 한 게 아닐까?' 후회스러워요”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 시즌 양희종은 유독 거친 플레이를 많이 했다. 상대방과의 신경전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그를 향한 비난도 거셌다. “순간적으로 경기 중 몸싸움이 일어나고 신경전이 벌어졌는데 제가 자제를 했어야 했죠. 많이 반성했어요. 부딪치면 ‘또 논란되고 욕을 먹을까’ 생각하니 농구에 집중이 안 됐어요. 플레이도 소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더라고요.”
특히 후배 김시래를 일부러 걷어찼다는 논란이 있었다. 이에 양희종은 “사실 (김)시래가 뒤에 있는지도 몰랐어요. 파울을 얻으려다보니 액션이 컸죠. 시래에게 사과를 했는데 그 장면은 화면에 잡히지 않았더라고요. 씁쓸했죠”라고 밝혔다. 이후 양희종은 자기 기사를 보지 않는다고. 기사를 보면 댓글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양희종은 손가락이 탈골되고 코뼈가 부서졌지만 코트에 섰다. 김일두, 오세근, 김민욱 등이 줄부상을 당한 팀 사정상 쉴 수 없었다. 발목인대가 끊어진 상태서 미련하게 코트에 몸을 던졌다. 챔피언의 자존심도 지키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인삼공사는 4강에서 탈락했다. 상처는 깊었지만 영광은 없었다. 그래도 양희종의 투혼은 팬들에게 재조명을 받게 됐다.
양희종은 “세근이만 있었으면 했죠. 군대 간 (박)찬희도 생각나고. (김)태술이와 (이)정현이가 의지가 많이 됐어요. 힘들고 아팠지만 잘 참고 하자고 했죠. 멤버만 있었어도 (우승에) 도전할 수 있었을 텐데 중간에 탈락해서 아쉽죠”라고 돌아봤다.
다음 시즌 양희종의 목표는 의외로 소박했다. “우승도 좋지만 재밌게 농구하고 싶어요. 인삼공사만의 경기를 보여줄 겁니다. 팬들도 그 부분을 좋아해주세요. 개인적으로는 부상 없이 조용히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어요. 안 좋은 이미지도 쇄신하고 싶고요” 지금 양희종에게는 질책보다 따뜻한 한마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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