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조동화, 빛나는 윤활유의 가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7.12 06: 35

야구란 여러 부품들이 한 곳에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와 같다. 부품들의 정상 작동도 중요하지만 이 부품 사이의 마찰을 줄이기 위한 윤활유도 반드시 필요하다. 점차 정상 흐름을 찾고 있는 SK라는 기계에는 조동화(31)라는 윤활유가 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조동화다. 이명기 한동민 등 신예 선수들의 가파른 상승세에 1군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하지만 기회를 기다리며 묵묵히 땀을 흘렸고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조동화는 1군 복귀 후 자신의 가치를 다방면에서 입증하고 있다. 11일까지 52경기에 나가 타율 2할8푼, 16도루를 기록 중이다. 출루율도 3할6푼7리를 기록하며 활발하게 살아나가고 있다.
표면적인 성적 이외의 가치도 빛난다. 주로 2번 타순에 배치되고 있는 조동화는 뛰어난 작전수행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성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8개의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여기에 끈질긴 면모도 과시하고 있다. 조동화는 올 시즌 타석당 3.9개의 공을 보고 있다. 볼넷도 21개로 최정 정근우 박정권에 이어 팀 내에서 네 번째로 많이 걸어 나갔다.

특유의 기동력과 수비력도 최근 SK를 이끄는 중요한 동력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조동화는 벌써 1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에 비해 실패는 네 번밖에 없었다. 성공률이 80%에 이른다. 정근우 외에는 뛸 선수가 없었던 SK에서 조동화의 기동력은 단연 빛을 발하고 있다. 여기에 안정된 외야 수비력은 덤이다. 우측과 좌측을 오고가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부족했던 베테랑의 안정감이다. 덤으로 끝내기 안타도 두 번이나 기록했다.
1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이런 조동화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조동화는 이날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3회에는 1사 후 우전안타를 때리며 제2의 리드오프 몫을 했고 선두타자로 나선 6회에는 중전안타를 때려 포문을 열었다. 여기에 2루 도루 상황에서는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3루까지 내달리며 이후 박정권의 희생플라이 때 결승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호수비도 이어졌다. 방망이·발·글러브를 총동원해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이제는 입지가 완전히 굳어지는 양상이다. 타격은 물론 작전수행능력과 수비력까지 뛰어난 조동화가 없는 SK 라인업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조동화는 겸손을 잃지 않는다. 조동화는 “(이)명기는 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르면 분명 3할이 가능한 선수”라면서 “외야수들끼리 서로서로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더 좋은 모습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라운드 바깥에서도 윤활유의 임무를 잊지 않고 있는 조동화가 SK의 희망을 붙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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