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칼과 꽃'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잔가지를 쳐버린 대사와 독특한 음악, 불친절한 이야기 전개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그러나 '칼과 꽃'은 분명 '재미없다'는 단순 명료한 수식어로 표현하기는 힘든 드라마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참신하고 색다른 시도들은 분명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칼과 꽃'은 이제 4회의 방송을 마쳤다. '적도의 남자'의 김용수 PD와 엄태웅, 김옥빈 등의 출연진이 방송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뚜껑을 연 '칼과 꽃'은 불친절하기 그지없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극도로 최소화됐으며 삽입된 음악은 다소 극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았다. 최근 네티즌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른 김옥빈의 사극 연기도 혹평을 받았다. 시청률은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5~6%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분명 '칼과 꽃'은 다른 드라마와는 차별화되는 몇 가지가 있다. 첫 회부터 시선을 사로잡은 영상미가 제일 첫번째다. 김용수 PD는 남다른 미장센을 연출하며 화려한 영상미에 힘을 쏟고 있다. 드라마 한 편마다 마치 이명세 감독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일례로 첫 회에서 등장한 영류왕(김영철 분)과 연개소문(최민수 분)의 대면 장면에서는 용상에 앉아 있는 영류왕과 연개소문의 거리가 상당히 먼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적대적인 이들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드라마 관계자에 따르면 영류왕의 용상이 있는 세트장은 드라마로서는 만들기 힘들 정도로 상당히 큰 규모로 지어졌다.
시선을 사로잡는 영상미는 이 뿐 아니다. 지난 10일 방송된 3회에서는 연충(엄태웅 분)과 광대 자객들의 결투신이 등장했는데, 어두운 톤을 유지하는 드라마의 분위기와 검은 옷을 입은 연충, 붉은색 등의 원색으로 치장한 광대 자객들의 액션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영상미 뿐 아니라 배우들의 열연도 드라마를 지탱하는 기반이다. 극중 연적으로 등장하는 김영철과 최민수의 카리스마는 긴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강렬하다. '적도의 남자'에서 동공 연기로 안방극장을 강타한 엄태웅은 이번에는 화려한 검술과 와이어 액션 등으로 드라마에 힘을 싣는다.
또한 '칼과 꽃'은 점차 시청자들에게 '친절'해지고 있다. 첫 회에 세어볼 수 있을 정도로 적었던 대사들도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이며 영류왕과 연개소문의 정치 싸움 뿐 아니라 연충과 무영(김옥빈 분)의 비극적인 사랑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칼과 꽃'은 김용수 감독 연출의 집합체다. 배우들 또한 현장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촬영에 임하고 있다. 이런 '칼과 꽃'을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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