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맞아 메이저리그 홈런왕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홈런 1~2위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와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가 12일(이하 한국시간) 나란히 홈런포를 폭발시켰다.
먼저 카브레라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홈런포를 터뜨렸다. 5회말 크리스 세일의 77마일 슬라이더를 밀어쳐 우측으로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시즌 30호 홈런 고지를 밟는데 성공했다. 지난 2007년부터 7년 연속이자 개인 통산 9번째 30홈런이다.
그러자 데이비스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7월 들어 급격한 타격 부진으로 카브레라에 맹추격받은 데이비스는 텍사스와 홈경기에서 1회말 랜드 울프의 체인지업을 퍼올려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시즌 34호 홈런을 터뜨렸다. 볼티모어의 3-1 승리를 이끈 결승포로 지난해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33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이로써 데이비스가 34개, 카브레라가 30개로 아메리칸리그 홈런 1~2위로 이름을 나란히 했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 홈런 전체 1~2위 기록이다. 산술적으로 현재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데이비스는 59홈런, 카브레라는 53홈런이 가능하다. 전반기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나란히 30홈런을 넘기며 무서운 페이스를 과시하고 있다.
데이비스는 4월 9홈런, 5월 10홈런, 6월 12홈런으로 페이스를 올렸으나 7월에는 타격 부진 탓에 3홈런으로 주춤하고 있다. 반면 카브레라는 4월에 4홈런에 그쳤으나 5월 12개, 6월 9개, 7월 4홈런을 터뜨리며 데이비스를 맹추격하고 있다. 카브레라는 2008년(37개)과 2012년(44개) 두 차례나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경험도 있다.
카브레라는 타율(0.366)-타점(94점)에서 1위에 랭크되어 있어 홈런만 1위가 되면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타격 3관왕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비스를 넘어야 한다. 하지만 데이비스도 벌써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우며 1위 자리를 쉽게 내놓지 않을 기세다. 두 거포의 홈런 레이스가 메이저리그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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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브레라-데이비스. MLB 사무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