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고' 고릴라 '링링'을 탄생시킨 슈퍼컴퓨터...미래 산업의 블루칩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3.07.12 11: 44

오는 17일 개봉 예정인 '미스터고(Mr.GO)'가 최근 장안의 화제다. 한국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서 동시 개봉하는 '미스터고(Mr.GO)'는 국가대표의 김용화 감독이 한국 최초로 풀HD 3D 영화로 제작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 상영시간 중 90% 이상 출연해 평균 80만개의 털을 휘날리며 움직이는 컴퓨터그래픽(CG)인 고릴라 '링링'은 한국IT 산업의 기술력의 척도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인이 사용하는 쿼드코어 컴퓨터로 작업할 경우 400년이 걸리는 '링링'을 슈퍼컴퓨터는 5개월만에 해결했다.
미스터고의 제작비는 225억원(총제작비 마케팅 비용 75억원 포함300억원). 김용화 감독이 설립한 덱스터디지털이 구축한 1500코어의 컴퓨터와 인텔 제온 프로세서 5000개를 병렬연결(5000코어)한 LG엔시스의 슈퍼컴퓨터가 함께 렌더링 작업을 진행해 드림윅스나 월트디즈니 픽사 등 대등한 수준의 컴퓨터그래픽을 완성시키면서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컴퓨터그래픽 작업 외주를 맡겼을 경우 들어갔을 비용은 약 1000억원 가량.

그렇다면 슈퍼컴퓨터는 무엇일까. 막연하게 '성능 좋은 컴퓨터' '비싼 장비'의 개념을 떠나서 '슈퍼 컴퓨터'의 속 사정을 살펴보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개인용 컴퓨터에서는 수십년에서 수백년이 걸릴 연산을 단 1주일이면 해결할 정도로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는 초고성능 컴퓨터 중 상위 500위 내에 들어가는 컴퓨터를 슈퍼컴퓨터라고 한다.
규모면에서도 하나의 대형시스템으로 존재할 수 도 있지만 최근에는 서버와 서버를 연결하여 구성하는 병렬 클러스터 시스템으로도 구축이 가능하다. 이렇게 연결할 경우 농구장만 규모로도 구축이 가능하다.
슈퍼컴퓨터를 미래산업의 블루칩으로 보는 이유는 '미스터고(Mr.GO)'의 제작 뿐만 아니라 국방 의료 기상 과학 등 폭넓은 분야에서 사용하기 때문. 과학 연구나 개발과정을 보면 일반적으로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을 거듭하지만 슈퍼컴퓨터는 이런 비용과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신제품을 출시 전에 수행하는 충돌실험의 경우 사용되는 더미 인형의 가격은 1억원.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KISTI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들을 분석했더니 신제품 개발 비용과 시간이 각각 41%, 4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예상매출 증대율은 무려 51%에 달했다. 최근 스마트폰 연구까지 슈퍼컴퓨터의 영역이 확대됐지만 미국 일본 중국 등에 비해 활용이 미흡한 편이다.
한국은 대기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슈퍼컴퓨터를 구축하여 활용하기도 하고 대학이나 국가연구기관에서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해담, 해온이 한국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슈퍼컴퓨퍼로 매년 6월과 11월, 두번식 세계 슈퍼컴퓨팅 컨퍼런스서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 순위서 91위와 92위를 차지했다.
인텔코리아 최원혁 이사는 "아직까지 슈퍼컴퓨터의 활용이 대기업에만 국한된 것이 사실이지만 점차 넓혀지리라고 생각한다. 이번 미스터코의 사례처럼 우리나라의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서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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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고(Mr GO) 포스터(위)와 텍사스대학교의 슈퍼컴퓨터 스템피드(Stampede)(아래). /인텔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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