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하면 다 음원사재기래.. "억울해"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7.12 16: 18

음원사재기가 가요시장을 어지럽히는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도 나타나고 있다.
사재기를 하지 않았지만, 사재기를 했다고 '매도' 당하는 경우다. 음원차트에서 잘나가면 일단 색안경을 쓰고 보고 있어, 답답하다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음원사재기를 해주는 전문 업체가 존재하고, 이들이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 돌아다니며 영업를 한 것도 사실이지만 정확히 누가 어떻게 응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 음원사이트에서도 '의심'만 할 뿐, 확신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음원사재기의 효과도 사람들이 예상하는 '대박'까지 견인하긴 쉽지 않은 상태다. 최근 브로커를 만났다는 한 가요관계자는 "사재기로 어느 정도 순위까지는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대중의 지지 없이 사재기만으로 1위를 찍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재기가 촉매제 역할을 할 순 있지만 무조건 대박으로 직결되진 않는다는 뜻이다.
음원사이트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진 않지만, 주시하고 있기는 하다. 국내 최대음원사이트 멜론의 한 관계자는 "비정상적인 이용 패턴은 관찰하고 있다. 내부 규정에 따라, 매우 비정상적인 패턴은 차트에 반영시키지 않는다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패턴에 대해 차트 반영을 배제하는지는, 공개하면 사재기 수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사재기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알려지면서, 히트곡에 대해 거의 대부분 의문표가 따라붙는 상황. 대다수의 가요제작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사재기를 했다는 '소문'이 많은 한 제작자는 "만약 사재기를 한다면, 내가 제작하는 모든 음원이 잘 돼야 하는 것 아닌가. 흥행이라는 게 의외의 복병도 있고, 주력했던 게 잘 안되기도 하는데, 사재기를 한다면 이같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대형기획사 제작자도 "다른 홍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데에도 많은 비용이 든다. 새벽에 '반짝' 순위가 오르는 걸 바라고 예산을 쓰기엔 꽤 큰 돈이다"고 말했다. 또 순위가 급격히 올랐다가 갑자기 떨어지면 누구나 사재기를 의심하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50위권 진입이 목표인 신인가수들에게는 달콤한 유혹일 수 있다. 순위권에 들면 방송활동이 수월해지고, 다른 프로모션에도 탄력이 붙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100& 보증수표는 아니다. 한 가요제작자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시도해봤지만, 비용 대비 건진 게 거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음원사재기로 인해 차트가 어지럽혀지는 것도 문제지만, 일부 문제로 인해 모든 차트의 공정성에 의심을 사는 것도 문제라는 게 가요계 시각이다.
그렇다고 사재기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방법도 쉽지 않다. 엠넷은 단지 특정곡을 많이 스트리밍했다고 해서 IP를 차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예의주시하면서 비정상적인 패턴이 있는지 모니터하고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일정 기간안에 특정 아티스트 곡을 몇회 이상 스트리밍 했다고 해서 무조건 어뷰징으로 보기도 어렵다. 팬들의 이용 패턴과 완전히 구분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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