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온 SK지만 지금 팀 사정을 생각하면 위닝시리즈에 만족할 수 없는 형편이다. 연승을 달리기 위해 가장 필요한 ‘싹쓸이’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이만수 SK 감독도 이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SK는 주중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3연전에서 2승1패를 기록했다. 선두 삼성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감독도 성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3경기에서 투수들이 잘 던져줬다. 도루도 많이 했다. 정근우 조동화가 활발하게 뛰었고 나머지 선수들도 스타트를 잘 하면서 연쇄작용이 일어났다. 타자들도 살아났다”고 3연전을 총평했다.
그러나 괜찮은 경기력이었음에도 SK는 승패차를 하나 줄이는 데 그쳤다. 2차전에서 졌기 때문이다. SK는 1-4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정의 동점 3점 홈런으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박석민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결국 졌다. 이 감독은 “질 때도 연장에 가서 졌다. 뭔가 해보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보였다”라고 선수들을 두둔했지만 1승이 급한 팀 사정상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실제 SK는 올 시즌 3연전 스윕이 없다. 아주 긴 연패가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7위에 처져 있는 근본적인 이유다. 팀 전력이 살아나기 시작한 6월 중순 이후에도 꼭 2번째 경기가 문제였다.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열린 문학 롯데 3연전,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린 목동 넥센 3연전에서도 모두 두 번째 경기에 졌다. 그렇다고 두 번째 경기에서의 모습이 아주 형편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허탈감이 두 배다.
연승의 효과는 단순히 성적표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선수단의 분위기도 좋아진다. SK는 그 어느 팀보다 한 번 찾아온 분위기를 잘 타는 팀이었다. 반대로 나쁜 기억은 빨리 잊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던 힘이 여기서 나왔다. 그러나 올 시즌은 후자의 힘은 어느 정도 살아있는 반면 전자의 힘이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SK가 언제쯤 3연전 싹쓸이와 함께 시원한 연승을 신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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