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34, 전북 현대)이 경기 시작 후 벤치로 돌아가 10여분을 뛰지 않고 대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경기 시작 전 이동국의 양말 색이 통일 되어야 한다는 규정에 맞지 않은 것을 심판이 발견, 킥오프 이후 이동국에게 벤치에 돌아가 양말을 갈아 신을 것을 지시했다. 이에 전북은 이동국을 불러 들여 조치를 취하게 하고 이동국이 킥오프 전 양말을 갈아신 게 하지 않은 점에 대해 항의했다. 규정에 맞지 않은 복장인 것을 킥오프 전에 인지했음에도 고의적으로 경기 시작 후 벤치로 돌아가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다른 점도 불만이었다. 양말의 밖으로 보이는 곳은 한 색으로 통일하는 대신 축구화 안쪽에는 다른 양말을 덧대어 신어 규정을 위반하지 않으려는 행동을 했지만, 1cm가 되지 않는 다른 양말 색이 보인다며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말의 색이 통일 돼야 한다는 규정이 생긴 이후 2년 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던 조치였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이라 국가대표팀 경기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모든 국제 대회에 적용되는 규정이었지만, 이동국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그와 같은 조치를 함에도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다.

또 다른 문제도 발생했다. 이동국이 양말 규정 위반에 대한 조치를 하느라 벤치서 대기하는 사이 전북의 반칙으로 프리킥이 선언됐고, 한 명이 우세한 것을 이용한 부산이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전북으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동국이 양말에 대한 조치를 했음에도 다시 투입하지 않고, 벤치서 전반 2분부터 전반 13분까지 10여분 간을 대기하게 하며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프로축구연맹의 조영증 경기위원장은 "양말 색을 통일 시켜야 하는데 이동국의 양말이 규정과 달라 교체를 지시했고, 그 사이에 실점을 하게 돼 최강희 감독이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이동국은 "양말 규정이 생기고 2년 동안 매번 양말을 잘라서 덧신었지만, 아무 문제가 없다가 오늘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고 실점도 나왔다. 모든 것이 아쉬운 상황이다. 감독님께서도 의아해 하셨고, 나는 물론 모든 선수들이 지금까지 해온 사항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었던 만큼 의아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동국은 자신이 빠졌던 10여분 동안 선제골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는 듯이 전반 23분 박희도의 프리킥을 문전에서 헤딩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동국의 K리그 클래식 7경기 연속골에 힘입은 전북은 2-1로 역전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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