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어린 포수들은 어쩌면 조금 불운한 선수일지 모른다.
박경완(41), 조인성(38), 정상호(31) 등 리그 수준급 포수들이 즐비한 SK에서 아직 껍질을 깨지 못한 선수들은 기회를 잡기가 힘들다. SK의 유망주 포수 이재원(25)도 그렇게 어려운 경쟁을 이겨내며 자기만의 노하우를 터득해가고 있다.
이재원은 지난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7회 1사 1,3루 상황에 들어서 우월 스리런을 날렸다. 2-1 접전에서 팀이 5-1로 달아나게 만들어준 홈런이었다. 이재원은 이날 5-1로 경기를 마친 후 인상깊은 한 마디를 남겼다. 그는 인터뷰에서 "한 경기에 한 타석만 들어선다는 마음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문학 LG전을 앞두고 만난 이재원은 "초반에 부상(손목)으로 늦게 시즌을 시작하면서 세자릿수 안타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 같은 마음에 생각이 많아졌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쳐도 그 다음에 안타를 못친 적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예전에는 안타 치기 바빠서 좋은 타구가 없었는데 최근에 멀리 가는 타구가 많아지고 있다. 감이 좋은 것 같다. 최근 대타 등 팀이 중요한 상황에 나가고 있는데 그럴 때 한 방 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웃었다.
장광호 배터리코치의 지도 속에 수비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 조인성, 박경완이 1군에서 제외되면서 이재원에게도 기회가 많이 오게 됐다. 이재원은 "포수가 이제 두 명이라 수비에 더 신경쓰고 있다. 타격보다 오히려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타격이 잘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SK는 시즌 절반 정도를 치른 현재 6위 KIA와 5.5경기 차로 벌어진 7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재원은 "지난해 제가 만루홈런(9월 14일)을 친 뒤 팀이 2위까지 올랐다. 올해도 제 홈런이 팀에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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