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하위권 팀들의 반란이 심상찮다. 강원과 대구가 선봉이다.
K리그 클래식 후반기가 지난달 말 재게됐다.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선두는 포항에서 울산으로 바뀌었다. 중위권과 하위권 싸움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위권 강원과 대구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전반기 내내 졸전을 벌였던 두 팀이다. 강원은 전반기 13경기서 1승 5무 7패에 그쳤다. 강등권을 전전했다.

후반기 들어 확 달라졌다. 5경기 연속 무패행진(1승 4무)이다. 후반기 5경기 만에 전반기 수확했던 승점에 불과 1점 모자른 7점을 거둬들였다. 절대적 강호는 없었으나 전남 수원 부산 대구 경남을 상대로 받아든 성적표다. 특히 '강호' 수원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지쿠와 배효성의 컨디션이 절정이다. 지쿠는 후반기 5경기서 2골 1도움을, 배효성은 1골 1도움을 올렸다. 베테랑 공격수 김은중도 노련미를 앞세워 묵직함을 더하고 있다.
대구도 후반기 180도 탈바꿈했다. 전반기 5무 8패로 무승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던 대구다. 강등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2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좋아진 내용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백종철 감독의 지도력이 서서히 물들면서 대구만의 색깔 있는 축구가 나오고 있다. 패스 플레이가 꽤나 아름답다.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덕분이다. 조형익 황일수 아사모아 레안드리뉴 산드로는 상대 수비진에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빠른 발, 개인기, 조직력, 결정력 등 나무랄 데가 없다.
1차 저지선 역을 하고 있는 송창호와 안상현도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앞선 자원들이 맘놓고 공격을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주고 있다. 또 올 여름 공격수 이진호를 제주에 내주고 데려온 우측 풀백 최원권도 측면에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대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보여진 경기는 지난 13일 인천 원정길. 1-2로 석패하긴 했지만 상위권이자 항상 좋은 내용을 선보이는 인천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오히려 후반 들어서는 경기를 주도했다. 적장 김봉길 인천 감독도 대구의 경기력을 칭찬했을 정도.
이유는 다 있다. 강팀을 만나도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선호한다. 여기에 백종철 사단만의 조직력 축구가 색깔을 내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백종철 대구 감독은 "이제는 패스를 통해 어느 정도 선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선수들이 팀을 생각하고 '우리'라는 것을 알기 시작했기 때문에 좋은 그림이 나오고 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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