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세바퀴’, 웃음 빵빵 터지는 아줌마 수다의 묘미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7.14 09: 45

고정 패널로 합류한 배우 이창훈은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에 대해 한마디로 정리했다. “산만하고 잡스럽다”는 것. 그의 말대로 ‘세바퀴’는 다수의 MC와 고정 패널이 던지는 질문과 추임새에 정신이 없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세바퀴’가 장수 예능프로그램으로서 큰 사랑을 받는 원동력이다.
‘세바퀴’는 지난 13일 방송에서 패밀리 특집으로 구성돼 허각과 허공 형제, 한기범과 안미애 부부가 서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한편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이 안방극장에 훈훈한 웃음을 선사했다.
일란성 쌍둥이인 까닭에 자꾸 동생 허각을 사칭한다는 형 허공, ‘대드는’ 남편 한기범 때문에 답답하다는 아내 안미애의 이야기는 거침 없는 폭로와 함께 시종일관 웃음이 터졌다. 이 과정에서 세 명의 MC들과 고정 패널들의 날카로운 지적과 추임새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고정 패널 김지선이 허각의 사인을 위조한 허공에게 “사인을 보고 따라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연습을 한 적이 없느냐?”고 질문을 하거나 연예인 동생보다 더 말을 잘하는 허공의 뻔뻔하지만 유쾌한 입담에 혀를 내두르는 다른 패널들의 모습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부상으로 MC 박미선 대신에 배우 김현주가 진행을 보게 되자 조형기를 비롯한 남자 패널들이 은근히 박미선이 돌아오지 않길 바란다는 말을 하거나, 발라드 ‘사랑할수록’을 부른 가수 김재희가 구수한 목소리로 신곡 ‘된장’을 부르는 모습에 패널들 모두 웃음과 충격에 빠진 모습은 안방극장을 초토화시켰다.
여기서 이른바 ‘세바퀴’만의 ‘아줌마 수다’의 강점이 나온다. 연륜이 쌓인 연예인 패널들이 연예인 가족들의 불만과 갈등에 함께 고민을 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은 ‘떼토크쇼’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자사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가 게스트와 MC들이 물고 뜯는 과정에서 웃음을 만든다면 ‘세바퀴’는 독설이라기보다는 이야기에 살을 덧댄다는 공감에 가깝다. 그만큼 ‘세바퀴’가 추구하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삶과 맞닿은 측면이 많다. 연예인들이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웃지 못할 일화나 패밀리 특집에서 보여주고 있는 가족간의 이야기는 소소해서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폭풍처럼 쏟아지는 이야기 보따리 가운데 어디 하나 재미 없는 이야기는 없고 어디 하나 귀를 거슬리게 할 정도의 독한 말은 없다. 막 웃다가도 우울증을 고백하는 허각의 말에 따뜻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것도 이 프로그램이 기본적으로 재미와 감동을 모두 포용하는 까닭에 다소 오락가락, 정신이 산만할 수 있는 ‘아줌마 수다’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
격이 없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어 진한 정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시끄러운 시장통이 깔끔하게 정돈된 대형마트보다 정감이 가듯 ‘세바퀴’의 산만하지만 잡스러운 구성은 매주 토요일 밤 11시마다 MBC에 리모콘을 고정시키는 이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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