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도 2000명의 관중이 몰렸다. 전세계적으로 베타 서비스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동시접속자 30만명을 훌쩍넘긴 밸브의 '도타2'가 한국 시장에서도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14일 서울 대치동 강남곰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넥슨 스타터 리그(Nexon Starter League, 이하 NSL)' FXO와 EOT의 결승전에서는 보기 힘든 진풍경이 연출됐다. 오전 10시부터 관중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렸다.
스튜디오 수용인원이 800명에 불과했지만 곰TV측은 3층과 5층 회의실을 개방해 500명 이상의 관중을 더 수용하며 결승전이 벌어지는 동안에는 미래에셋건물 전체가 e스포츠 함성에 푹빠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돌아간 팬들에게도 '도타2' 베타키를 전달하면서 향후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우승은 대회전부터 우승후보 0순위로 주목받았던 이형섭 감독의 FXO가 3-0으로 상금1000만원과 오는 8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도타 2 인터내셔널 2013 참관의 자격을 거머쥐었다.
현재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LOL)의 유일한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는 '도타2'의 첫 국내대회 반응이 이렇게 높자, 업계에서는 대응 전략에 나서고 있다.
'도타2' 국내 서비스사인 넥슨측의 자신감도 넘치고 있다. 현장을 방문한 김태환 넥슨 부사장은 "협소한 장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끝까지 지켜보며 리그에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대회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크실 줄 몰랐다. 다음 대회부터는 장충체육관이라도 빌려서 대회를 치르겠다"는 말로 4일의 대회기간 동안 연일 800명 이상의 구름관중을 동원한 '도타2'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장을 찾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도타2'의 흥행 가능성에 대해 고무적으로 바라보면서 첫번째 흥행 포인트로 점유율 5% 장악을 내다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현재 롤(LOL)의 PC방 점유율이 40%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도타2가 국내에 뿌리를 제대로 내리려면 최소 5%이상은 차지해야 한다"면서 "물론 PC방 점유율을 바라볼 때 5%의미를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대형 MMORPG 처럼 집에서 하는 유저들이 많은 게임은 5% 정도면 동시접속자가 7만명 이상이지만 롤(LOL)이랑 도타2 처럼 PC방에서 몰리는 게임들은 점유율 1%를 1만명 정도로 해석해도 괜찮다"라고 '도타2'의 국내 시장 정착 기점을 5%로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들 역시 '도타2'의 흥행 관점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그는 "현재 '롤'의 최대 불안 요소는 서버의 동접을 버티지 못함이다. 애초 국내 시장서 동시접속자 30만명을 내다보고 설계됐지만 최대 60만명 이상이 몰리면서 잦은 서버다운과 접속 장애가 발생되고 있다. 현재 서버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 서버가 다운될 때 동일 AOS장르인 '도타2'로 관심이 몰릴 수 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롤'의 위기는 '도타2'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갈수록 '롤챔스' '롤올스타전' '롤드컵' 등 롤(LOL)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요즘 후발주자인 '도타2'의 흥행 여부에 대해서 장미빛 청사진을 그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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