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출신에게 무너져’ 한국농구, 골밑대책 절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7.14 23: 07

미국출신 평범한 센터가 한국농구를 압도했다.
한국은 14일 대만 타이베이서 벌어진 2013 존스컵 남자농구 마지막 경기서 대만의 최정예인 대만A에 60-73으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대만A와 나란히 5승 2패를 기록했지만, 승자승 원칙에서 밀려 3위에 머무르게 됐다.
전통적으로 대만은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대만의 세미프로리그는 한국보다 한 수 아래다. 국가대표팀 전적에서도 한국이 대만에 월등히 앞서 있다. 하지만 이제 한국은 대만에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대만은 미국 출신 귀화 선수 퀸시 데이비스(30, 206cm)라는 비밀병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14일 한국을 상대로 26점, 17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골밑을 장악했다. 데이비스는 시작부터 윤호영의 레이업슛을 내리찍으며 위력을 과시했다. 이승준, 김주성도 데이비스에게 속수무책으로 리바운드를 내줬다. 데이비스는 4쿼터 중반 앨리웁 플레이와 슬램덩크로 대미를 장식했다.
데이비스가 골밑을 지키면서 티엔레이는 외곽으로 빠질 수 있었다. 한국은 티엔레이(21점, 6리바운드)에게 3점슛을 3개나 얻어맞는 등 상대편 특성파악도 부실했다. 한국의 김주성(8점, 3리바운드), 이승준(8점, 4리바운드), 김종규(5점, 5리바운드)는 골밑싸움에서 완패를 당했다. 한국은 리바운드에서 26-39로 밀렸다.
데이비스는 미국에서 평범한 선수였다. 툴레인대학 4학년시절 그는 평균 13.1점, 5.8리바운드, 1.6블록슛을 기록했다. 졸업 후 그는 사이프러스, 포르투갈, 베네수엘라 등 소위 B급 리그를 전전했다. 2009년에는 KBL 트라이아웃에 참여한 전력도 있다. 한국에서 뛰는 외국선수들과 별 차이 없는 실력이다.
데이비스는 2011년 대만리그 퓨어유스팀과 계약을 맺으며 대만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2년 연속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에 따르면 17세 이후에 국적을 바꾼 선수 1명은 국가대표로 뛸 수 있다. 대만은 이 규정을 잘 이용해 데이비스를 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에 위협이 될 존재로 부각됐다.
한국은 이미 이란전에서 하메드 하다디에게 34점, 15리바운드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아시아권에서조차 리바운드에서 밀리고 골밑을 내주고 있다. 이래서는 전혀 승산이 없다. 김주성이 가장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한국은 8월 아시아선수권까지 정통센터 수비와 리바운드 열세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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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시 데이비스(가운데)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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