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G 5승‘ 두산, 답은 선발이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7.15 06: 03

결국 경기를 만들어가는 선발 투수가 열쇠를 쥐고 있다. 14일 우천 휴식과 함께 어부지리로 4위에 오른 두산 베어스. 두산의 답은 결국 선발이다.
두산은 올 시즌 38승2무33패(15일 현재)를 기록하며 페넌트레이스 4위에 위치해 있다. 7월 7경기서 5승을 거두며 괜찮은 행보를 보여줬고 순위 경쟁 중인 KIA와 롯데가 주춤한 사이 4위로 올라갔다. 물론 아직 KIA, 롯데와는 반 경기 차에 불과한 박빙 경쟁 상태다.
야수진은 잔루가 많다는 점만 빼면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출루율 1위(3할7푼3리), 장타율 1위(4할9리), 타율 1위(2할8푼4리), 득점 1위(386점)로 파괴력과 생산 능력이 모두 뛰어나다. 누구 한 명에게 의존적인 타선이 아니라 백업 선수가 나와도 주전급 파괴력을 보여준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야수진에서 엄청난 줄부상 릴레이나 동반 슬럼프가 오지 않는 한 힘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수는 투수진이다. 현재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4.70으로 아직 8위다. 4월 한 달 간 한때 평균자책점 1위였으나 개릿 올슨의 허벅지 부상으로 인한 전열 공백과 계투진의 잇단 난조 현상이 이어지며 내상이 큰 패배들이 5월부터 이어져왔다. 자칫 하위권으로 밀려날 수 있던 위기에서 두산은 어쨌든 디딤돌을 만들고 있다.
7월 경기력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 일단 선발 투수가 경기를 만들면 타선이 상대 투수에게 맥을 못 추지 않는 한 우위를 점하고 승리했다. 7월 첫 경기였던 5일 잠실 삼성전에서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고 이튿날에는 좌완 유희관이 7⅓이닝 1실점으로 인생투를 펼치며 선발로 자리를 굳혔다. 9일 한화전서 노경은은 8이닝 무실점, 13일 KIA전에서는 유희관이 8이닝 무실점으로 최고의 호투를 선보이며 승리했다. 11일 니퍼트가 송광민에게 만루포를 맞으며 패했으나 그래도 7이닝을 던지며 계투진 소모를 피했다.
다만 올슨이 선발로 나섰다가 조기 강판한 경기를 지켜보면 두산이 얼마나 힘든 경기를 펼쳤는 지 알 수 있게 한다. 7일 삼성전 선발로 나선 올슨은 2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고 10일 한화전에서도 2이닝 2실점에 그쳤다. 뒤를 이은 우완 계투 김상현이 모두 시지프스처럼 올슨이 망쳐버린 경기를 메우려 올라왔다. 7일에는 굴리던 바윗돌을 떨어뜨린 반면 10일 경기서는 3이닝 무실점으로 승계주자 실점까지 막으며 승리를 거뒀다. 최근 승리계투조로 합류했던 김상현이 올슨 강판 여파를 막는 맙업맨으로 나섰다는 것은 장기 레이스에서 결코 좋은 그림은 아니다.
결국 올슨은 선발로서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계투로 이동하게 되었다. 왼손 계투가 1군에 없던 두산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고육책. 최근 디트로이트 트리플A 톨레도에서 뛰는 데릭 핸킨스가 새 외국인 투수로 낙점되었다는 소식도 이어졌으나 냉정히 봤을 때 당장 오는 것도 쉽지는 않다. 원 소속팀의 바이아웃 문제도 있고 올슨의 전례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메디컬테스트도 거쳐야 한다. 무엇보다 검증된 바가 없는 만큼 두산이 당장 핸킨스를 데려온다는 확실한 보장도 없다. 핸킨스가 한국에서 니퍼트급 에이스가 된다는 가능성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두산이 주목할 점은 간신히 찾은 선발진 안정화를 시즌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것. 지난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80회로 전체 1위를 차지하며 선발 야구로 팀 컬러를 바꾼 두산이다. 그리고 버틸 수 있는 선발진이 갖춰졌다는 점은 지난해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던 원동력이다. 남은 것은 니퍼트-노경은-유희관 체제에서 두 명을 더 가세시키는 일로 볼 수 있다.
일단 올슨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신고선수 출신 우완 유창준이 대기 중이다. 일본 사쿠신대 출신으로 병역을 마치고 두산에 지난해 말 입단한 유창준은 퓨처스리그서 14경기 5승2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 중이다. 184cm 105kg의 체격을 갖춘 유창준은 최고 구속 143km 가량으로 빠르지 않지만 좋은 밸런스를 앞세워 52⅓이닝 동안 사사구 14개로 안정된 제구력과 나쁘지 않은 볼 끝을 보여준다.
그리고 맏형 김선우가 올스타 브레이크 후 가세를 노린다. 시즌 초반 점차 위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9경기 2승6패 평균자책점 5.77에 그친 뒤 2군으로 내려갔던 김선우는 6월 15일 한화와의 2군경기서 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며 우려를 낳았다. 김선우의 2군 성적은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18.69에 그치고 있으나 일단 2군으로 내려간 이유는 종아리 부상과 무릎 통증 등 체력적인 부분도 컸다. 투구 매뉴얼이 있는 투수인 만큼 몸 상태가 나아진다면 충분히 반등을 노릴 수 있는 베테랑이다.
선발진이 전체적으로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팀에는 복이다. 그만큼 매 경기 흐름을 이끌어갈 수 있는 요소를 갖췄다는 이유다. 게다가 두산 야수진은 9개 구단 중 가장 두껍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선발 투수들이 자기 몫을 해낸다면 충분히 재도약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 두산의 답은 선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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