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나지 않는’ 찰리, 확실한 ‘달의 남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7.15 06: 03

“도망가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 공을 던지니 마음에 들지”.
감독의 구미에 제대로 맞는 투수다.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는데 계속 지켜보니 구위도 좋고 변화구 구사력도 뛰어나다. 세 외국인 투수 중 가장 기복이 작은 것을 뛰어넘어 가장 투구 효율과 활약상이 좋다. 찰리 쉬렉(28, NC 다이노스)은 이제 확실한 김경문 감독의 남자가 되었다.
찰리는 지난 14일 마산 롯데전서 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6승(3패)째를 따내며 롯데 3연전 싹쓸이를 이끌었다. 올해 찰리의 시즌 성적은 17경기 6승3패 평균자책점 2.45로 뛰어나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는 크리스 세든(SK)과 함께 공동 3위다.

외국인 투수 세 명 중 김 감독은 시즌 전부터 찰리의 투구 스타일을 가장 선호했다. 아담 윌크와 에릭 해커도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김 감독은 “위기에서도 달아나지 않고 자기 공을 던져 타자 방망이를 유도해낸다”라는 점에서 찰리의 투구를 높이 샀고 안 좋은 상황에서도 언짢은 기색을 표출하거나 하는 경우가 적은 만큼 찰리의 스타일을 선호했다.
뚜껑이 열리자 외국인 투수 세 명 중 찰리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고 그만큼 감독의 신뢰도를 얻고 있다. 투구 이닝 110⅓이닝으로 9개 구단 전체 투수 중 세든과 함께 공동 3위. 그런데 투구 이닝 10걸 중 이닝 당 투구수는 15.94개로 가장 적다. 볼을 남발해 어려운 카운트를 자초하는 일이 그만큼 적다는 뜻. 김 감독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외국인 투수다.
그렇다고 별 거 아닌 공을 막 던지는 것은 아니다. 찰리는 최고 152km의 직구는 물론이고 130km대 서클 체인지업도 자유롭게 구사한다. 특히 낙차 각이 일반적인 서클 체인지업보다 더 커 마치 과거 KIA에서 뛰던 세스 그레이싱어(지바 롯데)와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구종 옵션이 많은 데 이 공들을 “맞아도 좋다. 수비 믿고 던질 뿐”이라는 마인드로 던진다. 그만큼 뒤에서 대기하는 야수들의 피로도도 덜하다.
NC 합류 후 찰리는 곧바로 기본적인 한국 인사말 등을 습득하고 “파이팅 한 번 하자”라는 한국말을 동료들에게 외치는 등 야구 외적으로도 선수들과 동화되고자 하는 노력을 자주 보여줬다. 경기력도 좋은 데 야구 외적으로도 좋은 친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찰리가 김 감독의 남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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