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역대 최악의 ERA' 한화, 이대로 괜찮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7.15 06: 04

최하위 한화는 여러가지로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마운드의 심각성이 가장 크다. 팀 평균자책점 5.73으로 최하위. 8위 두산(4.70)과도 1점 넘게 차이 난다. 지난 2009년(5.70)을 넘어 구단 사상 최악의 팀 평균자책점 기록이다. 류현진·박찬호·양훈 등의 공백으로 시즌 전부터 우려가 됐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 선발만 11명, 얼마나 신뢰하고 있나
가장 크게 무너진건 선발진이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6.23으로 리그 최하위다. 선발투수 중 3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없다. 고정 선발 3인방 바티스타·이브랜드·김혁민 외에도 유창식·송창현·안승민·윤근영·김경태·이태양·김광수·마일영 등 11명의 투수들이 번갈아 선발등판했다. 나머지 8개팀의 평균 선발등판 투수가 7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한화 선발진이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들락날락했는지 알 수 있다. 1~3선발 다음 선발은 없다. 

문제는 이들을 얼마나 믿고 기용했느냐 여부다. 한화는 72경기 중 32경기에서 선발투수가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내려갔다. 선발투수들의 평균 투구이닝이 4.68이닝으로 9개팀 중 유일하게 5이닝이 되지 않는다. 5회 이전 강판 32경기 중 24경기가 3실점 이하 투수를 내린 '퀵후크'였다. 3회 이전강판만 12경기.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가차없이 내렸다. 마치 단기전을 치르는듯한 운용으로 선발들을 진득하게 키우지 못했다. 
▲ 선발 조기강판 여파, 불펜에도 악영향
한화는 3실점 이하 선발투수를 6회가 마치기 전에 마운드에서 내리는 퀵후크가 24경기나 된다. 선발 교체 타이밍을 빨리 잡고 불펜을 가동하며 승부를 건 것이다. 그러나 퀵후크 24경기에서 6승17패1무로 승률이 2할6푼1리에 불과하다. 5회를 마치기 전 퀵후크만 17경기. 빠르게 승부를 걸었으면 승률이라도 높아야 하지만, 오히려 시즌 승률(0.296)보다 떨어진다. 선발들의 사기를 꺾을 정도면 경기를 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문제는 선발투수들의 조기강판 여파가 불펜에 그대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한화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5.23으로 선발보다는 그나마 낫다. 그러나 경기당 평균 3.28명의 구원투수들이 투입돼 4.11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선발투수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이닝이다. 시즌을 치를수록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주자가 있는 부담스런 상황 등판이 많다는 게 문제다. 한화는 승계주자 실점이 85점으로 가장 많다. 위기에서의 투수교체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불분명한 보직-기준, 후반기가 더 걱정
한화에서 보직과 등판 기준이 확실한 투수는, 바티스타·이브랜드·김혁민 3명 뿐이다. 마무리 송창식은 세이브 조건 뿐만 아니라 조금이라도 위급할 때는 긴급 호출된다. 나머지 투수들은 선발-중간 오가는 게 일상화돼 있다. 보직과 등판 시점 뿐만 아니라 1군 투수의 기준도 불분명하다. 1군에서 8경기 1승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하고, 2군에서도 17경기 3승1패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16으로 활약하고 있는 우완 황재규는 2군에 거의 머물러있다. 
문제는 후반기에도 한화의 마운드 운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각각 어깨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된 안승민과 유창식은 아직 2군에서도 공을 못 던지고 있다. 유창식은 30m 캐치볼 도중 손목까지 다쳤다. 안승민·유창식의 부상 장기화로 4~5선발을 꾸리기가 쉽지 않아졌다. 8월부터는 2연전 일정으로 치러지는데 9월 중순까지 3일 휴식기가 두 번밖에 없다. 휴식일을 활용할 기회도 많지 않다. 이대로라면 후반기가 더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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