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유 간을 꿰뚫는 안타와 좌월 홈런. 5경기 째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만든 타구들이다. 단순히 당겨치는 데만 집중하지 않는 타자의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맞아들어가는 빨랫줄 같은 타구들이다. 여기에 막판에는 빈 3루 베이스를 포착하고 그대로 쇄도하는 과감한 주루 센스도 과시했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가 화려한 7월을 보내며 후반기도 기대하게 했다.
추신수는 15일(한국 시간) 미 조지아주 터너필드에서 벌어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5회 좌월 솔로포 포함 5타석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볼넷 3득점을 기록했다.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2할8푼7리(15일 현재)로 상승했고 팀은 8-4로 승리했다.
1회초 첫 타석 타구는 비록 뜬공으로 이어지기는 했으나 이 또한 타구질이 좋았다. 상대 선발 훌리오 테헤란의 커브를 받아친 추신수의 타구는 좌중간을 향해 날아갔다. 상대 좌익수 호세 콘스탄자가 이를 쫓아가 잡아냈으나 분명 나쁘지 않은 타구였다.

3회초 투수 토니 싱그라니의 기습번트 안타로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테헤란의 3구 째 투심을 제대로 받아쳤다. 빈 코스로 데굴데굴 굴러간 타구가 아니라 날카롭게 2-유 간을 뚫고 중견수 리드 존슨 앞으로 흘러간 안타였다. 이 안타로 추신수는 12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했다.
5회에는 1회 플라이와 비슷한 코스로 공을 더 때려보냈고 이는 그대로 담장을 넘어갔다. 2구 째 테헤란의 투심을 그대로 받아친 추신수의 타구는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는 솔로포로 연결되었다. 밀어친 타구였음에도 힘이 실려 홈런까지 연결되었다. 2개의 좌측 타구와 하나의 날카로운 중전 안타로 추신수는 스프레이 히팅의 진면모를 과시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5-3으로 앞선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으로 출루한 추신수는 데릭 로빈슨의 희생번트 때 2루에 안착한 뒤 곧바로 3루로 쇄도했다. 상대 3루수 크리스 존슨이 번트 당시 베이스에 붙어있지 않고 어정쩡한 위치에 있었음을 보고 그대로 달렸다. 자칫 횡사할 수도 있었으나 1루수 에반 개티스의 송구가 위로 뜨며 추신수가 3루를 밟았다. 위험하기도 했으나 추신수의 재치가 돋보인 순간이다. 시도 자체로도 찬사를 보내기 충분했다.
추신수가 3루까지 진루하면서 애틀랜타는 조이 보토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내는 고육책을 꺼내야 했다. 그리고 추신수는 브랜든 필립스의 우익수 키를 넘는 2루타 때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신시내티는 9회초 공격서 3점을 뽑으며 보다 여유있는 경기를 할 수 있었고 그 발단은 2점 차 추격권 리드에서 3루까지 진루한 추신수의 과감함이 비롯되었다.
7월 들어 추신수는 3할9푼6리(53타수 21안타) 1홈런 5타점 12득점을 올리며 맹활약 중이다. 배트 중심에 제대로 맞힌 타구와 홈런으로 만든 12경기 연속 안타와 5경기 연속 멀티히트 기록. 그리고 상대 허를 찌르는 천금 주루까지. 올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추신수는 생애 최고의 스토브리그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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