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타격왕' 채태인, 후반기 활약 기대되는 이유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7.15 10: 39

채태인(31, 삼성)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재탄생했다.
사실 지난해까지 채태인은 애증의 대상에 가까웠다. 2008년 최형우, 박석민과 함께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끌었던 그는 2009년 타율 2할9푼3리 17홈런 72타점 58득점, 2010년 타율 2할9푼2리 14홈런 54타점 48득점으로 주축 타자로서 제 역할을 소화했다.
하지만 그는 한 단계 더 성장하지는 못했다. 뇌진탕 후유증에 시달리는 등 잇딴 부상과 부진 속에 2년간 쓰라린 아픔을 맛봤다. 류중일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꾸준히 기회를 제공받았으나 기대 이하.

채태인은 지난해 연봉에서 54.5% 삭감된 6000만원에 재계약 도장을 찍었고 괌 1차 전훈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프로 데뷔 후 가장 큰 시련을 겪었다. 커다란 눈망울을 보면 알 수 있듯 그는 마음이 여린 편. 그만큼 가슴앓이도 심했다.
끝모를 방황에 빠졌던 채태인의 마음을 다잡게 해준 건 가족이었다. "나는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믿고 따르겠다"는 아내 김잔디 씨의 한 마디에 천군만마와 같은 힘을 얻었다.
채태인은 14일까지 63경기에 출장, 타율 3할5푼8리(193타수 69안타) 6홈런 32타점 28득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고감도 타격감을 선보이며 '장외 타격왕'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허벅지 부상만 아니었다면 그야말로 리그를 지배할 기세였다.
채태인에게 맹타 비결을 물어 보면 "별 것 없다. 그저 힘을 빼고 배트 중심에 맞추는데 주력할 뿐"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기본기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다. 채태인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담당 코치들의 평가는 한결같다. "예전에는 마음이 많이 흔들렸는데 올해 들어 훈련에 임하는 태도가 아주 진지해졌다"는 게 공통된 의견.
류중일 감독은 14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전반기 타자 부문 MVP는 채태인"이라고 대답했다. 채태인은 말한다. "아직 멀었다"고. 그는 "적어도 100경기는 소화한 뒤 평가해달라"고 자신을 낮췄다. 후반기 들어 한층 뜨거워진 채태인의 방망이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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