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예단이지만 내년 시즌에는 ‘LG 트윈스 VS 롯데 자이언츠’의 올스타전은 보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팬들의 이상열기(?)로 인해 2년 연속 올스타 팬투표 결과가 의도와는 다르게 나오면서 ‘투표 방식 등을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에는 롯데 선수들에 대한 롯데 팬들의 몰표가 쏟아지면서 이스턴리그(삼성,롯데,두산,SK) 전포지션을 롯데 선수들이 차지한데 이어 올해는 LG 팬들의 충성도가 표출되면서 웨스턴리그(KIA,넥센,LG,한화,NC)에서 LG 선수들이 전포지션을 싹쓸이 했습니다. 롯데 선수들은 올해도 11개 포지션 중 6개 포지션에서 올스타로 선정됐습니다. 그야말로 올스타전이 LG와 롯데의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처럼 올스타 팬투표가 묘하게 꼬이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비롯한 야구계 전체에서 투표 방식내지는 올스타전 진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아직 2013 올스타전(18, 19일 포항야구장)이 열리지도 않았고 내년 시즌 올스타를 뽑으려면 1년 가까이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개선책을 찾아야한다는 의견이 대세입니다.

현장 감독들도 현재의 올스타 투표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대부분입니다. 작년 한국시리즈 챔피언으로 이스턴리그 감독을 맡은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최근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롯데 감독을 했다”며 웃으면서 “특정팀 선수들이 전 포지션을 싹쓸이 하는 지금의 선수 선발 방식에는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올해 웨스턴리그 감독을 맡게 된 선동렬 KIA 타이거즈 감독도 “팬투표와 함께 전문가 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선 감독은 팬투표와 별도로 감독, 코치, 선수들이 올스타 선발에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처럼 '선수간 투표제' 처럼 전문가가 뽑는 올스타를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선동렬 감독은 "현행 올스타 선발은 팬투표와 감독추천선수로만 뽑는다. 특히 팬투표는 성적이 좋더라도 뽑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 감독, 코치, 선수들이 뽑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한국프로야구 올스타전 선발 출전 선수는 100% 팬 투표로 뽑고 있습니다. 여기에 감독추천선수로 리그당 12명씩을 뽑지만 선수들도 참가하는 전문가 투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KBO도 내부적으로 다양한 개선책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O 관계자는 “1인당 투표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 현장 투표를 늘리는 방안, 전문가 투표를 도입하는 방안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 팬 투표와 현장 및 전문가 투표의 비율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내년 시즌에는 올스타 투표 방식이 어떻게든 달라질 것임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올스타전의 원래의 의미인 인기와 실력을 함께 갖춘 그야말로 별중의 별을 뽑는 방식으로의 개선을 원하고 있습니다. 팬 투표 방식만을 유지할 경우 아무래도 팬층이 두터운 롯데, LG, KIA 소속 선수들이 유리한 형국입니다.
이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팬 투표로 뽑힌 ‘베스트11이 무조건 선발 출장’하는 제도를 고쳐야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팬 투표로 뽑힌 베스트11 뿐만아니라 현장 및 전문가 투표로 뽑인 ‘베스트12’에 대해 구별없이 선발 및 백업 출장은 경기 당일 코칭스태프가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입니다. 일본이 현재 실시하고 있는 방식으로 팬 투표 올스타와 전문가 투표 올스타간의 선발, 백업 출전 구분이 없어서 ‘모두가 올스타’라는 인식과 함께 올스타전 경기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입니다.
류중일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선수를 보는 것에 대해 왜 뭐라고 하는지 의문을 표하는 팬들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올스타전에는 여러 팀 선수들이 고루 나오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습니다. 지금처럼 특정 팀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현재의 여론과 분위기를 감안할 때 내년에는 분명히 달라진 올스타전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내년에는 다른 방식의 올스타 투표가 이뤄질 것이고 특정팀 집중 현상 등이 개선되기를 기대해봅니다.
OSEN 스포츠국장 sun@osen.co.kr
지난 해 올스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