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의 사자후] 한국농구, 존스컵 통해 얻은 자신감과 숙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3.07.15 07: 39

한국농구가 아시아선수권을 향한 최종 모의고사를 풀었다. 점수는 썩 만족스럽지 않다.
한국은 14일 대만 타이페이서 벌어진 2013 존스컵 남자농구 마지막 경기서 대만의 최정예인 대만A에게 60-73으로 졌다. 대회 5승 2패를 기록한 한국은 이란(7승)과 대만A(5승 2패)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많은 숙제를 안게 된 존스컵이었다.
▲ 중동농구에 대한 최신정보와 자신감 얻었다!

6월 중순 진천선수촌에 캠프를 차린 대표팀은 전자랜드와 훈련해왔다. 아시아 라이벌팀들에 대한 최신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존스컵은 그나마 상대를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특히 중동의 강호 요르단과 레바논의 전력약화가 눈에 띈다.
2011년 아시아선수권 준우승팀 요르단은 에이스 라심 라이트와 오사마 다글레스가 명단에서 빠졌다. 센터 자이드 압바스는 현재 NBA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그는 8월에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예정이다. 따라서 아시아선수권에서 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게 희소속이다. 한국은 요르단을 67-57로 이겼다. 대회를 앞두고 귀화해 한국을 긴장시킨 지미 벡스터는 8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크게 걱정할 수준의 기량은 아니었다.
레바논도 전력이 떨어졌다. 34살 노장 파디 엘 카티브는 득점력은 여전했으나 체력이 녹슬었다. 레바논은 세대교체에 실패한 모습이다. 최근 레바논은 자국리그에 정치권이 개입한 문제로 국제농구연맹(FIBA)으로부터 국제대회 출전정지 징계를 당했다. 이 때문에 레바논대표팀은 존스컵 참가 중 몰수패를 당해 중도에 귀국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아시아바스켓 레바논 담당기자 라빈 엘코리 기자는 “현재 레바논 농구협회장이 직접 사태를 해결하러 FIBA로 갔다. 아시아선수권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어쨌든 레바논 대표팀의 악재는 우리에게 호재가 분명하다.
▲ 난공불락 하다디, 높이와 리바운드 보강 숙제
한국농구의 고질적인 골밑약점이 이번 대회서도 부각됐다. 이란전에서 한국은 아시아 최고센터 하메드 하다디(28, 218cm)에게 34점, 15리바운드를 내줬다. 혼자서는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나마 김주성이 14점으로 선전했지만 앞으로 대책이 절실하다. 아시아선수권에는 또 다른 NBA리거 아살란 카제미(23, 200cm)까지 나온다. 정상적인 수비로는 이란을 막을 수 없다.
객관적인 전력상 중국과 이란은 한국보다 한 수 위다. 하지만 이란은 절대 이기지 못할 상대도 아니었다. 하다디에게 내줄 것은 내주고 다른 선수를 철저히 막는 전략이 필요하다. 오세근은 “2010년 이란과 할 때 빅맨들이 확실하게 박스아웃을 하고 가드, 포워드들이 뛰어 들어가 리바운드를 잡는 작전을 썼다. 몸싸움을 해주면 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제 타이밍에 리바운드를 잡을 수 없다”고 했다. 당시 한국에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안겼던 지도자가 바로 유재학 감독이다. 다음에 이란을 만났을 때 달라진 한국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의 현실적 목표가 최소 아시아 3위라고 봤을 때 대만은 위협적인 팀이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대만으로 귀화한 퀸시 데이비스(30, 206cm)는 한국전 26점, 17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활약해 골치 아픈 존재가 됐다. 탄력이 뛰어난 데이비스가 살아나자 대만의 속공과 3점슛까지 불을 뿜었다. 아시아선수권 전에 데이비스의 기량을 파악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1:1로 막기는 어렵지만 도움수비로는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상대다.
▲ 이승준이냐? 문태영이냐?
존스컵을 통해 1명만 뛸 수 있는 귀화선수는 이승준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골밑수비에서 치명적 약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205cm 이상 빅맨 한 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승준은 대회평균 10.6점, 4.9리바운드로 골밑이 약한 한국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란전에서 이승준은 11점, 4리바운드로 평균은 해줬다. 다만 뛰어난 체격조건에 비해 떨어지는 수비능력이 감점요인이다.
상대적으로 출장시간이 적었던 문태영은 평균 4점, 1.7리바운드로 기대에 못 미쳤다. 대만A, 요르단, 레바논 3경기에서 득점이 없어 평균득점이 내려간 측면도 있다. 문태영은 11점을 올린 미국전을 제외하면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경기는 이란전이었다. 중요한 순간, 수비수들을 달고 풀업점퍼를 넣어줘야 문태영의 선발가치가 있다. 하지만 문태영은 3개의 야투를 모두 실패했고, 자유투로만 3점을 넣었다. 유재학 감독은 사실상 주전 스몰포워드자리에 윤호영을 낙점한 상태다.
 
레바논은 NBA출신 센터 로렌 우즈(218cm)를 한국전에 투입하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레바논의 농구담당기자 라빈 엘코리는 “우즈는 귀화절차를 다 마치지 못해 한국전을 치른 다음날에 팀에 합류했다. 아시아선수권 출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이어 그의 현재 기량에 대해 “우즈가 출전하면 아시아최고센터는 하다디가 아닌 우즈다. 한국과 다시 붙는다면 레바논이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재학 감독은 김주성, 윤호영과 괜찮은 호흡을 보인 이승준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나머지 선수들도 일부교체를 할 가능성이 있다. 유재학호는 8월초 아시아선수권까지 모든 숙제를 풀어야 한다.
jasonseo34@osen.co.kr
존스컵 공동취재단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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