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넥센·두산, 첫 동반 4강 '마운드가 관건'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7.15 12: 40

최초로 서울 세 팀이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인가.
올스타 브레이크를 3일 앞둔 15일 현재 LG 넥센 두산이 나란히 2위부터 4위에 자리 중이다. 즉, 지금 시즌이 종료된다면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지하철시리즈가 펼쳐지는 것이다. 
물론 팀당 50경기 이상 남아있고 5위 KIA, 6위 롯데와의 승차도 크지 않다. 때문에 이대로 페넌트레이스가 종료될 확률은 높지 않다. 그래도 세 팀 모두 막강 야수진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결국 관건은 마운드다. 2008시즌 히어로즈 창단 후 최초로 포스트시즌 서울 삼국지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높은 마운드를 구축해야만 한다.

▲ LG, 과제는 마운드 현상 유지
전반기 대반전의 주인공은 LG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 그야말로 뭘 해도 안 되는 것 같았던 팀이 완전히 달라졌다. 하위권에 자리했던 마운드는 평균자책점 1위(3.69)를 유지 중이고 중심타선에 비해 맥이 없었던 하위타선도 신진세력의 성장으로 맹타(2할5푼8리·3위)를 휘두르고 있다. 느슨했던 수비 역시 야수진 실책 36개(최소 공동 3위)로 단단해졌다. 순위 예측 지표 중 하나인 피타고리안 승률에서 1위인 61.2%를 마크, 이대로라면 정상 탈환도 가능하다.
그만큼 LG는 공수주가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시즌 초 5할 승률 -6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아가며 팀이 완성됐다. 굳이 불안요소를 꼽자면 베테랑 위주의 불펜진인데 9구단 체제로 인한 휴식기, 장마철 우천연기가 힐링 포인트로 작용 중이다. 그러면서 LG는 5월 21일부터 단 한 번만 루징시리즈를 기록, 28승 11패로 돌풍을 일으켰다.
관건은 역시 마운드다. 일단 야수진은 포수 쪽을 제외하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베테랑 선수들이 많지만 타격 사이클이 엇갈리게 형성되고 있고 정의윤 오지환 문선재 김용의 신진세력도 공수주에서 팀의 활력을 불어넣는 중이다. 현재윤과 최경철의 동반 부상으로 포수 윤요섭의 짐이 무겁지만, 윤요섭이 일취월장했고 2주 후에는 최경철이 돌아온다.
하지만 마운드는 현상 유지를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 일단 선발진 한 자리가 공석이다. 두 자릿수 승을 보장했던 엘리트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가 이미 세 차례나 2군에 내려갔다. 주키치가 부활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그게 힘들다면 빠르게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LG는 8월 휴식기간 없이 19경기를 치르는데 그전까지는 5선발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막강 불펜진은 젊은 피가 수혈된다면 금상첨화. 최성훈 정찬헌이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팀에 합류할 예정인데 이들이 기대치를 충족시켜준다면, LG의 승리방정식은 시즌 끝까지 이어질 것이다. 
▲ 넥센, 외국인 원투펀치 부활할 수 있을까
지난 시즌 넥센의 최대강점 중 하나는 브랜든 나이트, 앤디 밴헤켄으로 이뤄진 외국인 원투펀치였다. 27승을 합작한 두 투수는 실력뿐이 아닌 야구를 임하는 자세에서 만점을 줘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만큼 젊은 투수들이 많은 넥센 마운드에서 둘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삼성과 1위 싸움을 벌이는 도중 둘이 동반부진에 빠졌다. 예상치 못했던 원투펀치 붕괴가 일어나고 선수단 사고까지 터지면서 넥센은 긴 연패와 마주했다.
현재 나이트는 6승 6패 평균자책점 4.11, 밴헤켄은 7승 6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 중이다. 이대로 부진이 지속된다면 후반기 레이스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그래도 다행인 것은 두 투수 모두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6월 9일부터 5연패에 빠져있던 나이트는 지난 9일 롯데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뒀고, 밴헤켄도 최근 3경기 중 2경기서 6이닝 2실점으로 희망을 키웠다.
김영민 강윤구 김병현 토종 3선발은 지난해보다 많이 좋아진 상황. 불펜진 또한 한현희의 성장과 손승락의 건재, 송신영 영입으로 향상됐다. 야수진도 김민성 이성열의 도약과 문우람의 깜짝 활약으로 두터워지고 있다. 주전 야수들의 파괴력은 9개 구단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나이트와 밴헤켄만 제자리를 찾는다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청신호를 쏠 수 있다.
▲ 두산, 무너진 마운드를 세워라
두산은 지난해와 정반대의 행보다. 지난 시즌 두산은 팀 평균자책점 3.58로 3위, 퀄리티스타트 80회로 막강한 투수력을 자랑했다. 반면 타선은 팀 홈런(59개) 공동 6위 팀 OPS(.674) 8위로 하위권에 쳐졌다. 그런데 올 시즌은 팀타율 2할8푼4리로 1위, 팀 OPS 또한 .782로 정상에 있으나 팀 평균자책점 4.70으로 8위, 퀄리티스타트도 29회로 8위에 불과하다. 외국인 선발투수 게릿 올슨의 부상과 부진, 이용찬의 부상 이탈, 그리고 불안한 뒷문이 두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과 최종 순위가 비례 관계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역시 두산의 과제도 마운드를 세우는 일이다. 선발투수로 도약한 유희관의 호투는 청신호. 하지만 확실한 선발로테이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물음표를 더 지워야한다. 이미 팀은 올슨 대체자를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다. 새 외국인투수의 활약과 신예 유창준과 베테랑 김선우 중 한 명이 다섯 번째 선발투수로 도약해야 할 것이다.  
좀처럼 톱니바퀴가 맞지 않은 불펜은 지원군에 희망을 걸었다. 지난해 신인답지 않은 배짱을 선보인 사이드암투수 변진수와 홀드왕 출신 베테랑 이재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2년차 윤명준이 오현택 정재훈 홍상삼 필승조에 힘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전반기에만 이미 11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만큼, 후반기에는 확실한 승리공식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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