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유재학의 최종선택은 이승준이었다.
윌리엄 존스컵에서 3위를 기록한 한국농구대표팀이 1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아시아권에서조차 높이의 열세를 드러내며 빨간불이 커졌다. 아시아선수권까지 남은 2주 동안 최대한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높이를 원한 유재학 감독이 이승준을 최종 낙점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유 감독은 “승준이는 대표팀에서 농구를 해봐서 적응을 잘했다. 반면 태영이는 적응을 못했다. 전술이 돌아가는 걸 하면 못 따라가고 혼자 생각하고 자기농구 자체를 잊어버렸다. 멍 한 상태서 그냥 뛰다 왔다. 본인도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높이도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최종선발 소식을 전하자 이승준은 “아직 몰랐다. 이번에 열심히 하겠다”며 웃었다. 이어 문태영과 진한 포옹을 나누며 “문태영 몫까지 뛰고 싶다”고 선언했다. 낙방한 문태영은 “내가 워낙 못해서 떨어질 줄 알았다. 아쉽지만 한국농구가 잘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이승준은 하메드 하다디(34점, 15리바운드), 퀸시 데이비스(26점, 17리바운드, 3블록슛)과의 대결에서 완패를 당해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데이비스에게 블록슛을 먹은 것은 치욕이었다. 이승준은 “데이비스는 사실 별 것 아니었는데 매일 경기를 치르다보니 너무 힘들었다. 다음에 다시 붙으면 이길 수 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하다디 이야기가 나오자 이승준은 “하다디가 팔이 워낙 길어서 점프를 하지 않아도 뒤에서 공을 걷어가더라. 방법이 없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또 최준용, 문성곤의 선발소식을 전했더니 "성곤이 잘한다. 최준용도 잘하는 선수냐?"며 관심을 보였다.
대표팀에서 탈락한 문태영, 박찬희, 최부경은 동료들과 진한 포옹을 나누고 헤어졌다. 이제 박찬희는 상무소속으로 대표팀의 연습상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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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