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서 곰을 만나면 그는 뼛속부터 사냥꾼이었다. 돌아온 '기교의 왕‘ 손민한(38, NC 다이노스)이 다시 승리 가도를 달릴 수 있을까.
롯데의 암흑기 에이스로 활약했으나 어깨 부상과 불상사로 인해 2시즌 동안 사실상 야구를 떠나 있었던 손민한은 지난 4월 NC에 신고선수 입단한 뒤 6월 정식 계약을 맺고 NC 선발 로테이션에 가세했다. 돌아온 손민한은 부상 이전보다 더 빠른 직구 구속은 물론 뛰어난 완급조절과 수싸움 능력을 자랑하며 5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2.10으로 활약 중이다. 103승에 멈춰있던 손민한의 통산 승수 시계도 다시 돌아가고 있다.
지난 10일 잠실 LG전서 6⅔이닝 5피안타 5실점으로 시즌 첫 패를 떠안았던 손민한은 2년 간의 실전 공백에 따른 경기 체력 저하 여부를 시험받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워낙 경험이 많은 베테랑인 만큼 팀에서는 그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특히 16일 등판이 잠실 두산전이라는 것은 손민한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1997시즌 데뷔 이래 손민한은 두산의 전신 OB 시절 포함 잠실에서 베어스 타선을 상대로는 호성적을 올렸다. 17경기(선발 15경기)에 나선 손민한의 잠실 두산전 성적은 10승4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뛰어나다.
가장 최근 손민한의 잠실 두산전 패배는 2007년 6월 13일 6⅓이닝 4실점 경기. 그 이후 손민한은 6년 넘는 기간 동안 3연승을 기록했다. 2년 간의 공백기도 있으나 어깨 부상을 숨기고 나선 2009시즌 첫 경기인 6월 7일 잠실 두산전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따낸 전력도 있다. 완급조절 능력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다.
두산 타선에서 손민한의 천적으로 꼽을 만한 이는 홍성흔과 이종욱. 홍성흔의 손민한 상대 통산 성적은 3할5푼(80타수 28안타)이며 이종욱은 손민한을 상대로 3할4푼1리(44타수 15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손민한은 산발적인 안타는 허용할 지라도 집중타는 맞지 않는 기교를 자랑하는 투수다. 따라서 두산이 천적을 넘으려면 팀 배팅과 작전 수행 능력을 통한 가치 있는 아웃의 필요성이 중요할 전망이다.
최근 넥센 마무리 손승락이 “공을 어떻게 던져야 효과적입니까”라고 손민한에게 묻자 그는 “회전력을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무조건 세게 던지는 것이 아니라 같은 구종을 갖고도 회전력에 차이를 둬 타자의 수를 흐트러뜨리는 전략도 있다는 답이다. 같은 공으로도 다양한 구속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기교투의 왕 손민한은 천적 본능을 과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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