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가을잔치’로 불리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옛말이 될지도 모른다. 말 그대로 초겨울에 대미를 장식해야 할 상황이 닥쳐오고 있기 때문이다. 비로 경기가 밀리는 경우가 많아서인데 더 큰 문제는 내년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훑고 지나가고 있다. 프로야구도 비에 따라 연기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매년 있는 일이지만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상황이 더 심각하다.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경기는 더 많은데 지금까지 밀린 경기도 지난해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15일까지 전체 리그 경기수는 301경기로 56.5%를 소화했지만 올해는 일주일을 일찍 시작했음에도 56.4%(325경기)에 머물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는 9구단 체제 출범으로 지난해 총 경기수인 533경기보다 43경기 늘어난 576경기로 편성됐다. 이에 대비해 리그도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일찍 시작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완전히 사라졌다. 비 때문이다. 지난해 7월까지 우천 연기된 경기는 총 29경기였다. 그러나 올해는 7월이 끝나기도 전에 벌써 43경기가 밀렸다. 게다가 장마전선은 물러갈 생각을 안 한다. 평년보다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예보도 있다.

아직은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문제는 8월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다. 지난해 8월에는 총 18경기가 비로 밀렸다. 월간으로 따지면 최다였다. 올해도 그런 상황이 재현될 경우는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2경기씩 편성된 7·8월 일정도 변수가 되기 때문에 일정을 재편성하는 데도 머리가 아플 가능성이 높아졌다. 각 팀의 이동거리도 늘어나기에 현장의 고충은 두 배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은 10월 8일 시작해 11월 1일에 끝났다. 보통 포스트시즌은 9월 말에 시작해 10월 안으로는 끝내는 것이 좋다는 게 일반적인 시선이다. 한국시리즈 이후에 열리는 아시아 시리즈 일정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는 현재 추이를 봤을 때 한국시리즈가 지난해보다 더 늦게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올해 입동은 11월 7일이다. 말 그대로 절기상 겨울에 한국시리즈가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인데 선수들이나 팬들에게나 그다지 달가운 요소는 아니다.
올해는 맛보기라는 말도 있다. 내년이 더 심각한 문제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은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린다.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지만 대표팀 소집 문제로 아시안게임 기간 중에는 리그가 중단될 전망이다. 최대한 공백기를 줄인다고 해도 소집부터 대회 종료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고민을 해볼 때가 됐다. 이 타는 속을 모르는지, 중부지방에는 오늘(16일)도 비 예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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