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감시자들’(조의석 김병서 감독)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퍼시픽 림’(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 사이에 펼쳐진 7월 스크린 격돌이 셋째주 한국영화 ‘미스터 고’(김용화 감독)와 할리우드 액션블록버스터 ‘레드:더 레전드’(딘 패리소트 감독)로 이어진다.
‘감시자들’과 ‘퍼시픽 림’은 충무로와 할리우드 기대작으로 평가받은 작품으로 스코어 결과에 기대가 높았던 가운데, 두 번째 대결을 펼치는 작품들 역시 올여름 한국영화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미스터 고’와 국내 톱배우 이병헌의 할리우드 안착 작품인 ‘레드:더 레전드’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일단 ‘미스터 고’는 300여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와 순수 국산 기술로 3D 디지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 작품이다. 고릴라 링링이 매니저 소녀와 한국 프로야구단에 입단해 슈퍼스타가 되는 과정을 담은 영화로, 김용화 감독이 4년여를 쏟아 부어 생생한 풀(Full) 3D 영상을 구현, 한국 영화 기술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사회에서는 이 같은 반응을 더욱 실감할 수 있는데, 야구공이 관객석으로 날아올 때 관객 대부분이 몸을 움찔움찔 하는 모습에선 3D 화면의 위용을 체감할 수 있다. 3D 디지털 캐릭터인 링링 또한 움직임에 있어 어색함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럽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을 통해 찡한 감동을 직선적으로 표현했던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 고’에서는 이를 절제하기를 택했다. 김 감독 스스로는 “내 영화 중 감정과 드라마의 조화가 가장 잘 조율된 작품”이라고 자평하는 게 ‘미스터 고’다.
‘레드:더 레전드’는 할리우드 전설급 배우들의 현란한 액션이 돋보이는 영화다.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안소니 홉킨스 등이 전세계를 위협에 빠뜨릴 핵무기의 가동을 막기 위해 뭉친 가운데, 대배우들의 깨알 같은 입담과 유머가 버무러져 유쾌한 러닝타임을 즐길 수 있다.
기품 있으면서도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가 강했던 영국의 대배우 헬렌 미렌은 영화에서 전설의 킬러로 분해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기관총을 난사하며, 이병헌과 함께 스포츠카를 타고 질주, 화려한 총격전을 펼친다. 시시껄렁한 농담과 말장난을 펼치기는 할리우드의 전설 존 말코비치도 마찬가지.
이 같은 모습에선 이병헌도 빠지지 않는다. 극중에서 브루스 윌리스를 죽이기 위해 총을 뽑는 킬러 한 역으로 분한 그는 “어디부터 찢어줄까?”라는 무시무시한 대사에서부터 “X됐다. XX”같은 욕설을 맛깔지게 구사해 웃음보를 터뜨릴 전망이다.
농담만 주고받지는 않는다. 극중에서 가장 현란한 맨손 액션을 펼치는 주인공은 단연 이병헌이다. 날렵한 주먹 날리기와 바람을 가르는 듯한 발치기가 압권으로, 이는 영화 속 대배우들 중 유일하게 이병헌만이 구사하는 액션 명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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