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 투수’ 핸킨스, 기대와 불안 요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7.16 15: 16

안정적인 제구력을 과시했다. 103⅔이닝 동안 불과 26개의 볼넷을 내줬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다만 투수에게 유리한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싱커볼러라기보다는 플라이볼 투수다. 우투수이지만 오른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높다. 기록으로 보는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우완 데릭 핸킨스(30)는 두산의 구원군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두산은 16일 좌완 개릿 올슨을 웨이버공시하고 핸킨스를 새 외국인 투수로 낙점했다. 핸킨스는 200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하면서 프로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줄곧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다. 2013년 17경기에 나와 103.2이닝을 던지며 4승4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하고 있다. 이미 1주일 전 두산과 연락이 닿으며 메이저리그 도전 대신 한국 무대로의 도전을 염두에 뒀고 그의 소속팀인 디트로이트 트리플A 톨레도에서도 핸킨스의 선발 등판 일정을 취소했다.
평균 직구 140km대 초중반의 공을 던지는 투수로 그리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그렇다고 뛰어난 파워피처로 보기는 힘들다. 변화구의 변화량이 커 탈삼진을 많이 기록하는 투수라고 보기도 어렵다. 일단 두산이 믿고 있는 것은 핸킨스의 안정적인 제구력이다.

올 시즌 톨레도 소속으로 뛴 성적만 따지면 핸킨스의 성적은 14경기 86이닝 4승4패 평균자책점 3.03으로 나쁘지 않다. 피안타율도 2할4푼9리로 준수한 편. 그러나 미 서부지역인 퍼시픽 코스트리그가 타자 지향적인 데 반해 톨레도가 속한 인터내셔널리그는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들이 대부분인 투수 지향적 리그다. 땅볼/뜬공 비율 0.88로 핸킨스는 올 시즌 플라이볼 투수였다.
2011년 핸킨스는 콜로라도 산하 트리플A인 라운드록에서 뛴 바 있다. 타자 지향적인 퍼시픽 코스트리그에서의 성적은 24경기(선발 14경기) 7승6패 평균자책점 5.89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91⅔이닝 동안 34개의 볼넷을 허용, 안정적인 제구력은 갖췄으나 홈런도 20개나 내줬다.
더 불안한 점도 있다. 올 시즌 핸킨스는 오른손 투수임에도 좌타자에 1할8푼8리로 강했던 반면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3할1푼1리로 피안타율이 높았다. 산발적인 안타만 내주고 집중타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아무래도 오른손 타자에게 강력함을 비추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그나마 두산 수비진이 나쁘지 않다는 점을 기대해 볼 법도 하다.
기록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체로 한국 무대에서 성공한 외국인 투수들은 타자에게 유리한 퍼시픽 코스트리그에서도 나쁘지 않은 스탯을 비췄다. 크리스 옥스프링(롯데), 앤디 밴 헤켄(넥센) 등이 그랬다. 반면 인터내셔널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이것이 한국 무대에서 성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은 2008년 탐 션(당시 삼성)이 증명했다. 두산은 핸킨스가 안정적인 제구 투수로 선발진의 주축이 되며 성공 사례가 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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