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찜통 더위'로 악명이 높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강수량도 많지 않다. 한여름에는 기온이 섭씨 37~38도까지 오를 때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인 대구구장은 인조잔디 특성상 그라운드 위가 더 뜨겁다. 한여름 체감 온도는 40도를 웃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덕아웃에 선풍기가 설치돼 있지만 찜통 더위를 막을 수 없다.
김정수 삼성 1군 매니저는 16일 훈련을 앞두고 수박 화채를 마련했다. 코칭스태프, 선수단, 지원 요원 등 50여 명이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푸짐하게 준비했다. '게 눈 감추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야말로 인기 폭발이었다.

삼성 선수들은 무더위가 반갑다. 폭염 주의보가 발효될 만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승리를 향한 자신감은 더욱 커진다. 언젠가 구단 관계자는 말했다.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다 죽었다"고. 전반기 단독 1위로 마감한 삼성은 찜통 더위 속에 선두 굳히기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무더위가 더욱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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