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의미 있는 승전보를 하늘에 보냈다.
LG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와 시즌 10차전에서 5-3으로 승리, 5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전부터 LG는 비장했다.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2년차 내야수 이장희가 사고로 인해 사망했다는 비보를 접했다. 당장 서울에 있는 빈소로 달려가야 하지만 선수들은 경기 일정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 대신 선수단은 이날 경기 전 미팅을 열어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직접 빈소에 찾아가지는 못하지만 그만큼 경기에 집중하자’고 의지를 다졌다. 세리머니를 자제하기로 했고 근조 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했다. 김기태 감독도 이날은 취재진에 양해를 구하고 경기 전 덕아웃에 나타나지 않았다.

경기 내용은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흘러갔다. LG는 선발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6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만 허용했고 타선에선 손주인과 박용택의 솔로포와 이병규(9번)의 적시타로 3-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리즈는 7회말 장성호에게 동점 3점 홈런을 맞았다. 승리를 앞두고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간 순간이었다.
이후 LG는 8회초와 9회초 득점권 찬스를 연달아 놓쳤다. 하지만 LG는 11회초 오지환이 천금의 결승 홈런을 터뜨려 경기를 가져갔다. 이장희를 위해 경기에 집중하자는 약속을 지켜낸 것이다.
경기 후 팀을 승리로 이끈 오지환은 이장희가 사고로 별세한 것을 생각하며 “팀원 모두가 오늘 더 열심히 하자고 했었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 또한 “어려운 경기 모든 선수들이 잘해줘서 고맙다. 말은 안 해도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승리로 2위 LG는 시즌 44승(31패)을 올리며 선두 삼성을 한 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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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